5월2일은 성소주일이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으로부터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기에 성소를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 성소라 할 때 사제나 수도자로 부르심을 받은 것을 말한다. 이 부르심은 하느님께로부터 직접 음성을 듣는 것이 아니고 우리 인간의 음성을 통해서 혹은 마음으로부터 성소에 대한 열망을 불러 일으켜주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성소자의 증가를 위해서 우리들의 관심과 기도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현재 한국교회에 사제의 수를 보면 지난 92년 말까지 한국인 사제가 1천8백20명이다. 10년 전보다 사제의 수가 8백20여 명이나 늘었으나 신자수의 증가에 비례해서 늘어나지 못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학생의 숫자는 1982년에 7백51명에서 1992년에는 1천4백89명으로 신자 증가수와 비슷하다. 이런 증가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차제에 성소 증가를 위한 몇 가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이미 성소를 받아 생활하는 사람들이 성소자들이 보람을 느끼고 기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위환경을 만들어주고 도와야겠다. 사목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불편이 없는 여건을 만들어 주고 그들에게 부족함과 결점이 있다 하더라도 평신도가 하지 못하는 생활을 그들이 하고 있음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장점을 키워주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며 관심을 가지고 돕는 마음을 가질 때 젊은 청소년들에게 까지 크게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언행에서부터 성직자 수도자들을 무시하거나 비방하지 말아야겠다. 진정 그들을 위한다면 개별적으로 찾아가서 본인에게 직접 충고해주고 건의해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신학생들에 대한 관심과 배려이다. 몇몇 교구에서는 신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경제적인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학비와 기숙비 전액을 교구가 부담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학생들이 학비나 기숙비의 일부를 부담해야 하기에 집안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에게는 큰 어려움으로 여겨진다. 신자들을 위해서 일생을 바쳐 일할 성소자들의 발굴과 육성은 전체 신자들이 해야 할 의무이기에 당연히 그들을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앞으로 꾸준한 성소 증가를 위해서는 이미 성소를 받아 생활하는 분들의 삶의 모습이다. 그들이 보람과 기쁨을 느끼며 살 때 힘 있게 전할 수 있고 생활을 통해서 보여주게 된다. 힘들고 괴롭고 기쁨과 가치를 느끼지 못하고 존경받지 못하는 삶이라면 그 누구도 그 길을 택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제30회 성소주일을 맞아 우리 신자 모두가 성소자의 발굴과 육성을 위해서 기도하고 경제적으로 돕고 성소자들을 존경하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성소의 가치에 대해서 말해주고 성소의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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