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밖에 살 수 없다…. 사실 누구에게나 이런 질문은 뭔가 생각하게 한다.
하지만 난 한 달 밖에가 아닌 한 달이나 더 주어져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싶다.
그래, 지금의 나에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주어져 있다면 뭘 할까.
난 우선 밤을 세워 공부를 해보겠다. 죽기 전에 1등 한 번쯤은 해 보아야 할 것이 아닌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생활기록부에 1등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학교에 휴학계를 내겠다. 죽기 전에 다시 학교에 가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래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해야 할 일이 막 쏟아지는 것 같다. 우선 선착순 집합을 시킨 후 하나씩 해보는 거다.
제1번 노래방에서 디스코텍!
나쁜 청소년이 되자는 건 아니다. 그냥 머리털 나고 한 번도 안 가본 곳엘 가보는 것도 죽기 전에 한 가지 경험쯤은 되리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2번 선물 사기.
선물을 사고 싶다. 그동안 떼어 먹은 친구들의 생일을 몽땅 한 날에 챙겨주고 떠나리라.
이것저것 해보다가 드디어 때가 오기 일주일전.
마지막 순번, 만화를 그린다.
자라오면서 내 유일의 꿈인 만화가. 프로 작가가 못된 것이 아쉽긴 하지만 그동안 귀동냥으로 들어온 만화 기법을 총동원해서 불후의 명작을 남기고….
으흑! 슬프다. 이 한 떨기 장미 같은 삶을 마감하는구나.
이제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하며 마지막 순간을 기다린다.
“엄마, 아빠 먼저 가는 이 불효녀를 용서 하십시오”라는 감명 깊은 말을 유언으로 남긴 채 나는 떠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