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 야스 아저씨의 일생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제목처럼 나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작은 마을의 집배원 아저씨는 우리가 길에서 늘 만날 수 있는 사람이다. 길에서 만나 절을 꾸벅하면 얼굴 가득 주름을 만들어 웃으며 우리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실 마음씨 좋은 아저씨다.
마을 여기저기에 단계꽃 향기가 은은히 흐르고, 집집마다 양지바른 곳엔 색색의 이불들이 가볍게 널려있는 아름다운 가을날 야스 아저씨께서 16호 우체통에서 이상한 엽서 한 장을 발견하셔서 그 엽서를 전해야 하는데 글씨가 엉망이어서 잘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야스 아저씨는 집에 돌아와 방을 돌아다니면서 끈기를 내어 고민고민 하다가 그 엉망인 글씨를 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나는 평소에 문제집을 풀다가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끈기를 내지 않고 답안지를 보고 한다. 나는 이 일로 인해 무척 뉘우치고 앞으로는 끈기를 내어 어떤 일이든 척척 잘해야 되겠다고 반성하였다.
내가 가장 감동받았던 부분은 23호 우체통이다. 집배원 야스 아저씨는 이 마을의 길이라면 모르는 곳이 없으시다 야스 아저씨는 상수리산 가운데에서 없었던 23호 우체통을 발견했다. 야스 아저씨는 이상해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열쇠구멍에 열쇠를 넣으니 우체통이 꿈틀꿈틀 움직였다. 그러더니 금세 너구리로 변해 버렸다. 조금 있으니 할머니 한 분이 저쪽에서 오셨다. 할머니께서 야스아저씨께 고맙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할머니께서 “매주 화요일이면 먼 곳에 있는 우리 아들한테서 편지가 오죠. 그런데 글쎄 발을 다쳤다우. 거리에 있는 우체통까지 가려니 멀어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라 걱정했어요. 그런데 다행히도 여기 우체통을 새로 만들어 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라고 말씀하셨다.
야스 아저씨는 너구리가 무척 장하게 느껴졌다. 물론 너구리는 사람이 아니지만 할머니를 도와드린 것이 무척 착했다. 내가 저 너구리였다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한번 아니 몇 번이나 돌이켜 본다. 나는 장래 희망이 집배원이 아닐지라도 만약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야스 아저씨처럼 빠르고 좋은 소식·사랑·기쁨을 많이 아니 듬뿍 전해주고 싶다. 그리고 만약 내가 야스 아저씨를 만난다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따뜻하고 낯익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그것이 바로 행복의 비결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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