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면 민족의 상잔 6·25의 상흔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반세기가 가까워옴으로써 뇌리 속에 희미해져갈 뿐 그 전쟁이 남긴 수많은 상처들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채 곳곳에 남아있다.
6·25 동란과 함께 우리 근세사에서 지울 수 없는 전쟁이 월남전이다. 이 월남전은 17년 전 1975년 베트남이 공산화 통일을 이룩함으로써 끝나긴 했지만 우리와는 불가분의 관련을 맺고 있다.
당시 미국의 우방으로 참전했던 우리는 베트남의 통일과 더불어 자연히 적국으로 낙인찍힐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베트남이 최근 통상을 매개로 우리와 다시 문호를 개방하면서 우리 눈앞에 펼쳐진 전쟁의 상처는 비참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수많은 상처들 중에서도 특히 우리에게 더욱 진하고 뼈저리게 아려오는 것은 한국인 2세들이다.
이들은 적국의 핏줄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아무런 교육도, 어떤 혜택도 받지 못한 채 피맺힌 삶을 살아야 했다. 이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신분을 감추고 숨어 다니며 부모 없는 서러움, 억울한 희생을 감수해야만 했다. 베트남정부 측이 밝히는 이들의 숫자는 2만명이 넘는다고 한다.
이들의 참상이 알려지면서 80년대 말부터는 이들을 돕기 위한 활동이 민간차원에서 조금씩 진행되기 시작했다.
우리 교회내에서는 지난 4월16일 파월 군종신부들을 주축으로 가칭「파월 사제모임」을 결성, 이들을 돕기 위한 사업을 구상 중에 있다.
이들 사제들은 한국인 2세 지원사업이 교회내 다른 단체에서도 참여할 움직임을 보이자 우선 긴급한 상황인 베트남 동나이교구 관할의 한 고아원에 월 4백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서울대교구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에서는 현재 호치민시에 건립중인 ‘한·베트남 직업훈련소’ 건립에 2만불을 전달하고 추이를 보아가면서 계속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2세들에게 새 삶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이 직업훈련원은 개·보수에 만도 25만불이 소요되고 운영하는 데는 3백만불 이상이 필요하다고 한다.
전쟁고아들, 그 중에서도 우리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따이한 2세들의 문제는 우리가 앞장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일은 정부나 다른 민간기구나 단체들에 떠맡기거나 그들이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기다려서는 안 될 일이다.
우리 교회부터 우리 신자들 각자부터 이들을 돕는 일에 먼저 나서야 하겠다.
차제에 본사가 ‘한·베트남 직업훈련원’을 돕기 위해 펼치는 모금운동에 전 신자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