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각 본당에 근무하고 있는 사무장 사무원 1백1명은 지난 4월 26~28일까지 2박3일간 제주도 성지순례를 하였다. 처음 이 성지순례의 계획은 교구 사무장 사무원 모임인 성남명혁다미아노회(회장 김정복)에서 세웠고 교구 당국과 각 본당 신부님 그리고 가톨릭신문사의 각별한 배려와 보살핌으로 이루어 졌다.
비행기가 하늘을 나는 동안 “제주도에 무슨 성지가 있는데? 그저 기분 좋게 며칠간 놀다가 오면 되지”하면서 옆 좌석의 사람들과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사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우리 교회 신자들과 성직자 수도자들 까지도 제주도에 성지가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주도는 관광지라는 것으로 알뿐이었다.
그러나 이미 제주도엔 임진왜란 때(1592-1598)김복수란 분이 안남국에 포착했다가 그곳에서 만난 일본사신을 따라 일본의 오사카(大阪)로 가서 구라파의 사신들을 만나보고 그들이 그리스도교를 믿음과 교리책 및 기도문책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본 후 배편으로 제주도로 돌아왔다는 문헌기록이 있다.
우리들을 태운 비행기가 10시에 제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전세버스에 올라 황사평(제주시 봉문동)순교 성지를 참배하였다.
이 성지는 1901년 신축교난 때 관덕정(제주시 3도2동)에서 난민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당한 신자들이 처음 사라봉 밑에 버려졌다가 후에 이곳 황사평으로 옮겨진 곳이다. 성지는 아직도 묘역을 이장하고 다듬는 중이라 잡초가 무성한 무덤들도 있었다.
성지 참배를 한 다음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모슬포에 있는 정난주(명연)마리아 묘소 참배를 했다. 그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맏형인 정약현(丁若鉉)의 딸이며 1801년 신유박해 때 남편인 황사영(알렉산델)이 백서사건으로 능지처참을 당한 후에 두 살 난 아들 황경헌과 함께 제주도로 귀양을 오던중 대를 이을 자녀를 살리기 위해서 어린 아들을 추자도에 내려놓고 화북에 도착하여 모슬포에서 38년간 유배생활을 하다가 66세에 한 많은 세상을 떠나 이곳에 묻혀있다.
이렇게 해서 첫날밤은 이시돌 목장에서 자고 다시 이튿날은 한라산 등반과 제주 전역의 고적지를 탐방했다. 그리고 마지막 날인 28일에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도 성산 일출봉을 등반하고 제주항을 떠났다.
제주항을 떠나면서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위에 말한 황경헌이 살다가 묻혀 있는 추자도를 순례하지 못한 것이다. 그리고 1901년 신축교난 때 많은 신자들이 희생된 관덕정(제주시3도2동) 현장을 잘 살펴보지 못한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번 성지순례를 위해서 애써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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