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 중에 하나가 사랑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을 찾고 있다. 사랑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실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말로는 사람을 실천한다고 하지만 깊이 생각해 보면 사랑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행위였다는 것을 반성하게 된다.
이번 주일은 예수께서 참사랑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축일이다. 말로써만이 아니라 실제 행동을 통해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보여주신 것이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이다. 즉 보이는 빵과 포도주 속에 예수께서 신비스럽게 현존하시며 그 빵과 포도주를 우리에게 먹이로 주신 축일이다. 우리가 아무리 사랑을 실천한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양식으로 줄수는 없다. 이것은 하느님만이 하실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다만 그 분의 행위를 보고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알고 평범한 일상생활 중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을 해야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신문과 라디오와 텔레비전의 보도를 통해서 대형의 비리들을 보게 된다. 그들 대다수가 지도급에서 국민을 위하고 이웃에게 사랑을 실천한다고 말했던 사람들이 저질렀던 소행이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근면과 성실, 정직과 희생과 봉사를 요구하면서 자신들의 권력과 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리를 행했다. 더욱이 수많은 귀한 생명을 무모하게 희생시키고 불의를 자행했던 자들이 아직도 누구라고 명백히 밝히지도 못하고 있다. 한 사람도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하고 용서를 청하지 않는다. 용서를 받을 사람이 없다.
부정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나도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청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그래도 묻어두고 용서하고 역사의 심판에 맡겨야만 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용서를 운운하고 희생과 봉사를 이야기할때 받아들일 사람들이 있겠는가? 그것은 세상을 초월하여 덕을 닦는 사람들이나 취할 태도로 여겨질 수 있다. 사실 신앙을 떠나서 생각한다면 정의와 사랑과 봉사를 실천해야할 근본적인 이유를 논하기 어렵다. 권력이 주어지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능적인 욕구일 것이다. 타락과 부정과 불의가 만연된 세상이지만 양심대로 살고 남을 위해서 일하고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 때문에 세상은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한다.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는 불의가 득세하고 불신이 만연한 세상을 살아 가면서도 영합하지 않고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살려고 결심한 사람들이다. 사랑을 실천하고 양심에 따라 사는 것은 미련하고 어리석은 삶이 아니고 가치있고 인간다운 삶이란 것을 확신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사랑의 실천을 모범으로 보여주시고 사랑으로 자신의 몸 전체를 우리에게 주신 성체와 성혈축일을 맞아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주님의 모범을 따라 우리의 이웃에게 사랑을 증거하고 실천함으로써 정의로운 사회가 이룩되도록 다짐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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