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여, 주여’는 반말
‘주여’와 ‘예수여’ ‘그리스도여’의 부름토씨(호격조사) ‘여’는 높임도 낮춤도 아닌 반말이다. ‘바둑아’의 ‘아’, ‘영희야’의 ‘야’는 낮춤이지만, ‘임금하’의 ‘하’는 높임이었다. 현대어에는 높임부름토씨(존칭호격조사)인 ‘하’ 대신에 ‘님’을 받쳐서 부르고(호칭하고)있다. ‘수녀님, 수사님, 부제님, 신부님, 주교님, 아빠스님, 추기경님’등이 그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우리의 언어윤리에도 맞는 것이다. 이 경우에 ‘님’을 빼고 불러보라. 얼마나 실례인가?
더구나, ‘예수여, 그리스도여, 마리아여’라고 ‘여’를 받치면 ‘님’을 빼고 부르는 것보다도 더 실례된다. 실례인줄을 모르는 것(불감증)은 오래도록 맹목적으로 덮어놓고 써왔고, 또, 버릇된 탓이다. 어떤 이는 “널리 쓰이고 있으면 그만이 아니냐”고 한다. 법이나 윤리에는 맞건 말건 따질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무릎 위 30~40cm의 짧은 치마나 바지가 판을 친다고 해서 수녀님들의 치마도 그래야 하는가? 한심한 일이다. 듣는 이를 높이는 ‘시’를 끼운 ‘주님이시여’도 반말이다. 왜냐하면 우리말은 끄트머리가 낮춤이면 낮춤말이고, 끄트머리가 반말이면 반말이다.
처가 어르신네가 사위에게 “이서방! 어서 오시게 왔으니 좀 주무시게”하였다고 하자. 이때 ‘시’를 받쳤다고 높임말이라고 할 것인가? 그러므로, 성경에서나 전례나 예식에서 또는 기도말이나 성가에서 ‘예수여, 그리스도여, 마리아여, 주여’와 같은 말은 한시바삐 ‘예수님, 그리스도님, 마리아님, 주님’으로 바로잡아야 한다. 그래야 자랑스러운 성교회답다 할 것이다.
개신교는 ‘…여’ 벌써 없앴다.
개역 한글판 성경을 쓰는 개신교측이 ‘공동번역 성서를 번역해서 함께 쓰자’더니, 9대1로 합의한 ‘하느님’과 ‘야훼’인데 그것이 싫다고 공동번역 성서를 개신교측은 쓰지 않고 지난 3월초에 표준 새 번역 성경전서를 내놓았다. ‘하느님’은 국가표준말이기도 하며, ‘야훼’는 ‘여호와’보다도 법에 맞는 말인데도 그것을 거부한 개신교측이 새번역을 내놓았다.
그 경위와 번역방침과 방법 등은 덮어두고 그 쓰임새를 분석해 보면, 반말로 된 호격조사는 철저하게 폐기하고, 공손하게 ‘님’으로 깍듯이 받쳐 있음을 확인하였다.
본디 개신교 측은 천주교의 말버릇을 본떠서 ‘주여, 예수여’라고 했었다. 그것은 표준 새번역 성경에서는 말끔히 없앴다.
우리 천주교회도 하루속히 좋은 말씨로 바로잡기를 기대한다. 한국교회의 온갖 용어를 여느 한국어의 법에 맞출지언정, 독특한 ‘천구교회의 한국어’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현대인을 위한 교리는 필자사정으로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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