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는 사람들이 더 그래!’ 가끔 신자들끼리 모여 대화를 나눌 때 이런 말들이 오간다. 믿는 사람들이 무엇이 더 하단 말인가? 구태여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짐작 가는 데가 많이 있다. 본당에서 단체활동이나 사목위원회에 속해 봉사를 하다보면 각 분과의 이익이나 각 단체의 이익을 위해 서로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들의 편의를 위한 일에는 물불을 가리지 않고 나선다. 그러나 정작 다른 분과의 일이나 다른 단체의 일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인다. 협조하고 협력하기 보다는 방관하는 일들이 많다. 개인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신앙생활 안에서 자신에게 유익이 되는 일에는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까지 참여하고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공동체를 위해 모두가 힘을 합쳐 희생하고 봉사해야 하는 일에는 소극적이거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인다. 몇 주 전 본당에서 주일미사 중에 본당 신부님께서 ‘우리 본당운영도 사실 어렵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본당에서 도움을 받기 위해 와 있으니 미사 후 물건을 팔아 줍시다’하고 공지하시는 말씀이 그렇게 듣기가 좋을 수 없었다. 몇 년 전 서울 변두리에 위치한 한 기도원에 강의를 하러 갔었다. 밤새 강의를 하고 새벽에 돌아오기 위해 그곳에서 운영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 있었다. 그러나 버스문이 열리자 순식간에 잘 서있던 사람들이 밀치고 싸우고 아우성을 치며 버스에 올랐다. 먼저 올라가서 남의자리까지 잡아 놓고 기다리는 사람들 나이 드신 분이 옆에 서 있는데도 창문 밖에만 쳐다보는 젊은 자매들. 밤새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말씀을 듣고 나왔는지 그 모습을 보면서 한편 화가 나기도 했지만 또 한편 마음이 슬퍼졌다. 한쪽에서는 처음 오는 사람인지 혼자말로 투덜거렸다. ‘믿는 사람들이 더 이기적이야.’
아마 그 사람은 신자가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그 분의 삶의 모습을 닮아 가자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 신자들이다. 그러나 아직 우리 안에 계층 간에 서로 불신하고, 나만을 먼저 생각하고 우리 단체, 우리 교회만을 생각한 나머지, 전체인 우리 즉 인류공동체나 작게는 민족공동체를 위한 신앙공동체가 되지 못하고 나와 우리 가정, 우리 단체, 우리 본당, 우리 교구만을 위한 신앙행위를 한다면 이런 모습이야 말로 종교적 이기주의로 비쳐 질수 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떻게 사셨던 분인가? 예수성심성월에 깊은 묵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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