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바 있는 ‘던디’라는 영화는 호주의 시골양반과 미국의 신세대 여성과의 사랑을 그린 일종의 코믹 멜로물이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남자는 호주의 산골마을에서 자연과 벗 삼아 살던 순수한 자연인이다.
이 남자를 여자 주인공이 미국의 대도시 뉴욕으로 초청한다. 이때 이 남자가 겪는 갖가지 사건들은 문화의 관습에서 오는 생활환경과 습관이 현대를 살아가는 지구촌 안에서도 매우 커다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던 두 사람이 사랑이라는 한 가지 목표를 갖고 서로 동질화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결국 같은 목적을 위해서는 서로 양보할 수 있고 더욱이 순수한 사랑을 위해서는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도 버릴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인간이기 때문에 인간만이 갖고 있는 이성과 지성과 자아 안에서 그 원천인 하느님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사람이 이리와 함께 산다고 그 모습이, 그 근본이 이리가 될 수 없듯이 인간이 하느님을 떠나서는 그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것이다. 요즘 우리사회에 흔히 볼 수 있는 비인간화의 모습은 인간이 인간이기를 거부하는 것이기에 더 큰 충격을 가져다주고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가톨릭 신자인 우리들은 얼마나 그리스도 사상으로 무장되어 있고 그러한 의식을 갖고 복음적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스도인이 그리스도 사상으로 무장되어 있지 않다면 그것은 마치 무기 없이 전쟁터에 나가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회에 많은 그리스도인이 있으면서도 이 사회의 악과 싸워 번번이 지고 마는 것이다. 아니, 어떤 땐 자신이 없으니까 숨어 있었을 것이다.
한동안 학생운동을 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의식화라는 말이 유행했다. ‘의식화 되어야 한다’라는 이 말은 어떤 의미에서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제 이 말은 우리 종교인들과 신앙인들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 사람의 열심한 그리스도인은 여러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만 한 사람의 의식화된 예수님의 제자는 수많은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귀의 시키고 또 그들을 의식화되도록 훈련시켜 다시 그들을 파견한다. 지금 우리 교회는 양적팽창에도 다소 주춤하고 있고 질적인 면에서도 성장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의식화 운동이 아닐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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