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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의 각 종교계는 종교방송 지방국 배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우리 교회도 서울교구에서 주관하는 평화방송이 있어 이 논란에서 예외가 아니다. 현 정부의 면밀한 검토없이 이루어진 지난 선거시의 공약사항의 선심적 시행이란 면에서 본다면 정부의 일방적 정책 결정은 참으로 무책임하고 자칫 종교간의 갈등을 야기할 우려가 많으며 심지어 영호남의 차별악화라는 심각한 문제 또한 내포되었음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태도에 대해 서울교구에서 발행하는 평화신문의 기사는 건전한 대안적 비판이라기 보다는 감정적, 선동적인 내용이 두드러져 이해관계에 따른 것이 아닌가하는 염려를 금할수 없다.
누구는 두 개고 누구는 하나만이냐 하는 식의 형평성 시비는 그렇다치고 과거 평화신문의 편집책임자로 있던 청와대의 모 인사를 거론하며 신자비서관이 추기경 매도, 교회의 후광을 업고 다니는 자칭 가톨릭통 등으로 비난하는 것에 이르러서는 이것 또한 교회언론이 넘어서야 할 제도언론이 가진 폭력성의 한 단면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의문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일전에 어느 신부님이 과거 강기훈군의 유서대필 조작사건 당시의 교회당국과 신자공무원, 고위 공직자들의 비복음적, 비이성적 태도를 한탄하는 강론을 어느 주보에 게재했던 모양이다. 이에 대하여 공무원이면 공무원이지 왜 신자를 들먹거리냐고 하며 도식적인 성속 이원론으로 비판했던 그 신문이 이제와서는 교회에 불리한 정책결정이 내려졌다고, 신자비서관 운운하며 해대는 비난을 보면서는 야비한 인신공격이라는 씁쓸한 느낌을 감출 길이 없었다.
더욱이 초기의 창간 이념과는 동떨어진 극단 급진적 기사로 불행한 사태를 야기시켜 2백년 한국교회의 이미지에 엄청난 상처를 안겨준 사람이라는 비난까지 실려있는데 필자는 당시에 많은 관심과 우려속에 이 사태를 주시해왔기에 몇마디 하자면 평화방송사태는 그 신문이 주장하는 바대로의 교회단체에 머무는 몇몇 사람들의 독선적 행위에 원인이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된다.
물론 평화방송사태는 평화방송에 관계했던 모든 이들이 전체 신자와 국민앞에 책임을 져야할 것이지만 오히려 언론에 대한 전문성과 충분한 고찰없이 또한 노동문제에 대한 충분한 이해없이 협의적인 선교개념과 이에 근거한 교도권의 무차별적 적용에 더 큰 문제가 있지 않았던가. 그 사태이후 과연 지금은 교회의 언론이 제기능을 올바로 수행하고 있는가. 필자 역시 그 신문을 구독하지만 그 신문을 통해 희망을 발견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교회에 대한 일반적 관심과 신자로서의 어떤 의무감이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차제에 교회는 종교방송의 위상과 목적에 대해 새롭게 고민해야 한다. 어느 종교가 두 개니까 우리도 두 개여야 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 복음화에 기초한 참된 언론일진대 그것이 하나면 어떤가. 전파는 국민 모두의 것인데 과연 국민들이 종교방송을 원하는가. 아니면 교세확장과 관련한 종교의 집단이해가 그것을 원하는가. 민주화되지 않은 교회가 세상의 민주화를 외칠 수 없고 정부의 밀실행정을 비판할 수 없다.
종교언론 기구의 확보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내 언로의 보장이다. 아울러 종교언론 기구의 확보보다 먼저 이루어야 할 것은 기존 사회언론의 복음화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교회는 언론의 민주화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던가. 사회 언론기구에 존재하는 모든 신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복음화를 이루기 위해 헌신할때 또 이를 위해 교회가 앞장설때 사회의 복음화, 인간화라는 목적은 홍보매체화 된 종교방송보다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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