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자식자랑은 팔불출에 속한다고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자랑은 해도해도 끝이 없고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여겨진다. 한국의 어머니들이 다 마찬가지이듯이 우리 시대의 어머니들은 특히나 고생을 많이 하신 분들이다. 일제시대를 거쳐 분단의 아픔과 잘살기 위한 끊임없는 투쟁속에 살아오신 분들이 우리의 어머니 세대이다.
고향을 이북에 두고 단지 종교적 박해를 피해 월남하신 우리 어머니 피난 시절 부산 국제시장에서 부터 시작한 장사를 지금 여든이 가까워 오시는 데도 자식들에게 얻어쓰기 보다는 용돈을 주면서 살아야 한다고 고집하면서 매일 아침에 출근하시는 어머니, 나에게 어머니는 지금도 매우 특별한 존재이시다. 어린시절 엄격하게 신앙생활을 가르치시며 자는 아이를 깨워서 저녁기도를 바치게 할때는 어린 마음에 야속하게 생각되기도 했다. 주일날 친구들과 놀러가고 싶어도 주일미사에 빠지면 혼이 날까 두려워 감히 말도 꺼내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일생을 오직 자식들이 신앙안에서 열심히 살기만을 바라고 기도하시는 그분의 모습은 어떤때 성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생존해 계시는 그분을 바라보면서 현대의 어머니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아이들이 하고 싶은 데로 내버려두는 모습. 행여 공부에 지장을 줄까봐 성당에 나가는것을 오히려 말리는 모습. 부모는 열심하면서 자식들의 종교교육에는 무관심한 모습들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수 있다. 그렇게 해서 자라난 아이들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극도의 개인주의와 물질 만능주의에 젖어서 개인은 물론 사회에도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을 보며 안타깝게 느낄 때가 많다.
지금도 기억속에 남는것은 어린시절부터 청년이 될때까지 어머니와 싸워서 한번도 이긴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나의 신앙생활의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요즈음도 가끔씩 전화를 걸어와 안부를 물으시며 “우리는 신앙이외에 다른 것은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이니 딴 생각하지 말고 네가 하고 있는 일에 긍지를 갖고 충실해라”하고 격려해 주시곤 하신다. 이제는 그 말씀이 진리라는 것을 확실히 안다. 세상에 그리스도와 바꿀수 있는 더 중요한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게된 것이다.
그리스도라는 소중한 보물을 나는 어머님으로부터 물려 받았다. 지금을 사는 어머니들은 무엇을 자녀들에게 유산으로 남겨 줄 것인가? 그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 21세기는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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