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회가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환경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환경사제들’ 모임이 곧 발족하리라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날 시대적 필요에 따라 ‘노동사제’ ‘정의구현 사제’ 등이 출현한 것을 감안하면 ‘환경사제’는 환경문제가 얼마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과제인가를 짐작케 한다.
이미 각 교구에서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하고 있는 사제들이 중심이 돼 구성될 환경사제모임은 향후 우리 교회의 환경운동을 선도해나갈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
현재 우리 교회내의 환경운동은 한마디로 엉거주춤한 상태에 처해있다. 이론적으로는 창조질서 보전이란 측면에서 이 운동의 당위성과 중요성을 막연하게나마 인식은 하고 있으나 실천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각 교구나 몇 개 본당·기관단체에서 이 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지역의 한계와 활동의 비능률 및 비조직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우리 교회를 비롯 6개 종단이 참가해 발표한 ‘환경윤리 종교인 선언’은 모든 종교인들이 물질의 집착에서 벗어나 정신적 풍요를 소중히 여기는 삶, 인간 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삶, 지역에 한정된 생각에서 벗어나 범세계적 사고로 전환, 그리고 우리 세대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후손을 생각하는 삶을 환경윤리강령은 제시했지만 이에 따른 실천강령은 마련하지 못했다.
환경운동의 실천면은 우리 교회나 종교인들뿐 아니라 일반시민들도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얼마 전 대륙연구소가 전국의 성인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환경보전 국민의식 조사보고’에 따르면 지금까지 환경보전 활동에 참여해본 유경험자는 26.1%에 불과했다. 주목할 것은 전체응답자의 58.3%가 앞으로 이 운동에 참여할 의사가 있음을 밝히고 있어 교육과 홍보만 잘 이루어지면 환경운동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우리 교회내에서도 특히 서울대교구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천주교 환경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한마음 한몸 운동본부에서는 금년부터 ‘천주교 환경상’을 제정, 시상하는 등 교구 차원에서 적극대처 하고 있다.
물론 다른 교구들도 소수의 성직자나 기관·단체가 앞장서 이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 영향력이나 성과는 미흡한 실정이다. 그 원인은 체계적인 환경교육이나 지속적인 홍보활동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운동이 본당이나 교구·전국 교회 차원으로 유기적인 조직이 안 돼 있는 것도 저해요인이다.
이런 시점에서 ‘환경사제들’의 등장은 교회환경 운동의 이론과 바탕을 재정립하고 전체 교회가 나아갈 실천적 지침을 제시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이 일은 곧 우리 교회 환경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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