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학교에서 「가톨릭신문」을 펼쳐 읽었다.
집에서 책상 위를 정리하다 오랫동안 한쪽에 놓여있던 5월2일자 신문을 집어 가방에 넣어온 것이다. 오래된 신문이지만 어제 온 「가톨릭신문」보단 이것이 더 눈에 끌려 치우지 않은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신문을 멀리했는지 모르겠지만 토요일 아침이고 약간의 여유가 있었기에 자습시간에 읽었다. 기사의 1면에 ‘가정 중심 성소문화 계발 필요’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 읽었는데 요즘 더욱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청소년들이 성소에 두려워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약간 가슴이 뜨끔해졌다.
여상졸업반을 맞이한 나는 영세를 한지 햇수로 5년째 맞이하는 동안 수도자에 대한 열망도 식어가고 있고 내가 과연 수녀가 될 수 있을까? 하느님이 나를 원하는가? 평생을 하느님과 살아갈 수 있을까? 등등 두려움이 뒤따른다. 그래도 집에 남동생이 사제성소 지망생으로 열심히 예비 신부의 길을 갈고 닦고 있다.
어릴 적부터 교회에 다녔던 우리 남매는 가톨릭으로 개종하면서 더욱 열심이었다. 복사단에 입단하여 복사단의 부단장을 하며 대구와 포항의 여러 성당이 이름이 알려질 만큼 유명인물 아닌 인물이 되었다. 워낙에 열심이어서 학교에서의 별명도 가톨릭이라 불린다고 한다.
나도 질 수 없어 열심히 성당에 참석하고 간간히 평일 미사에도 참석하고 고3으로서 유일하게 레지오에 참가하여 ‘탄복하올 어머니’의 부단장을 맡아 매달 대구 꾸리아 참석을 하는 등 후배들에게 우리가 가진 열정을 심어주려 노력하고 있다.
우리 본당은 작년 4월1일 새벽에 화재로 인해 성당이 불타 잿더미로 변해버리고 앙상한 뼈대만 남아 지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로 인해 성당은 근화여고 강당으로 옮겨졌지만, 오히려 과거에 비해 평일미사 참석률이 급격히 늘어나 소성당을 가득가득 메울 정도로 신자들 사이에 유대관계가 깊어졌다.
새로운 성당을 짓기 위해 성당 건축비도 신자들 모두가 조그만 정성을 다해 내고 있어 경주지역의 보수적 성향이 점점 사라져가는 것 같아 기쁘다. 그리고 성동성당에서 20여년 만에 사제를 배출하기 위해 신학생 2명이 열심히 배우고 있어 성당이 완성될 쯤에 사제 탄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의 어려움보다 내일의 편리함을 위해 오늘도 주모경과 묵주기도를 드리며 본당의 발전과 모든 성직자와 성가정을 위해 기도드린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