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 때마다 동서와 죽은 남편조카들을 떠올리며 미사 중이나 ‘평화의 기도문’을 바칠 때나 지금까지 내 욕심 때문에 많은 사람과 딸을 미워했던 것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그 후 안정을 찾아 딸을 이곳 특수학교에 보내게 되었는데 2학년에 편입되어 자신 있게 잘 다니는 딸을 보면서 이 아이들도 같은 세계만이 잘 어울릴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특수교육 전문 선생님들의 사랑과 가르침에 날로 발전하는 딸을 보면서 내 나름의 기쁨과 활기찬 생활을 찾게 되었다.
본당 일에는 반장, 레지오, 연령회일을 하면서 특히 돌아가신 분들께 내 손으로 직접 수의를 입혀드리면서 나의 생활 전반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였다. 학교에서는 같은 아픔을 겪는 부모끼리 형제애보다 더 진한 정을 나누면서 ‘쌍둥이’ ‘남매’ ‘삼남매’까지 장애아로 둔 가정들을 서로 격려하면서 우리는 이 천사들을 잘 키워서 이다음 주님 앞에 나아가 맡겨주신 천사들의 십자가를 잘 지고 왔노라고 고백하도록 살아가자고 늘 얘길 했다.
이곳 학교에는 많은 고아들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시설이나 모든 것이 부족하여 헐벗은 아이들을 보며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른다. 그 ‘천사 같은 바보들’은 제 이름 나이도 모르면서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게 태어나는 것도 가엾은데 부모형제에게 버림받고 이해 없는 사회 속에 사는 것이 너무나 가여워 주위 분들의 도움도 청하고 본당 신자들의 격려 속에 적은 도움을 줄 수가 있었다.
그 당시 우리 부평5동본당은 신축성당을 세우며 고생하신 이상철(프란치스코)신부님께서 신구약성서 위주로 전 신자를 깨우치셨고 성령세미나 기도회 등으로 하느님의 사랑과 성령의 열매를 심어주셨다. 3년 전 하와이 본국으로 떠나가신 신부님과 성서를 끝까지 가르치신 구로3동 김제원(바오로)회장님의 희생과 가르침은 내가 살아가는 길에 굳은 기초가 되었다.
그런 가운데 시골의 작은집은 시동생이 오래전 불임시술을 받아 자녀 낳기가 어렵다고 했지만 어머님의 눈물의 기도와 형제들의 설득으로 “자식을 둘씩이나 죽인 죄인이 무슨 얼굴로 자식을 원하겠느냐”며 반대하던 시동생이 적은 가망 속에 다시 복원수술을 받았다. 그 후 몇 달 후 우리 집에 오신 어머님께서 아무래도 동서가 임신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어 나는 그 길로 시골집으로 달려갔다.
전에 오갈 때는 그 눈물로 슬펐던 시골길 하늘이 그날은 얼마나 파랗고 희망 넘쳐 들꽃조차 아름답게 하느님을 찬미하는 듯 하고 오묘하신 섭리와 은총의 순간을 난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동서와 손잡고 기쁨에 울며 자식도 우리의 소유물이 아니며 우린 다만 잘 키워야할 관리인뿐이라고 동서와 밤새워 많은 얘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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