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밝힌 바에 의하면 7월1일부터 15일까지 보름간 기초질서지키기를 위반, 적발된 사람은 60만1천7백22명이라고 한다.
이 중 1만5천3백47명은 즉심에 넘겨지고 58만6천3백75명에게는 1~2만5천원의 범칙금이 부과돼 80억여 원을 징수했다고 한다.
기초질서지키기는 경찰청이 5·6월 두 달간의 홍보와 준비기간을 거쳐 이달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전국민 준법운동이다.
전체 18개 항목에 걸쳐 각 위반행위에 대해 범칙금이 매겨져 있는데 그 내용을 보면 지하철역 구내나 주유소 등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면 1만원, 길거리에 껌·담배꽁초를 버리거나 침 뱉기, 노상방뇨, 새치기, 고성방가, 휴지 버리기, 나무 꺾기, 흙이나 돌 채취 등은 2만5천원이다. 그리고 산림내 취사, 불법광고 부착, 물품강매, 호객행위, 무단주차, 암표매매, 무전취식, 무임승차 등은 3만원으로 돼있다.
기초질서에 속하는 행위들은 민주사회에서 국민대중이 다함께 살아가기 위해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그야말로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질서이다. 이 기초질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보다 큰 질서들이 지켜질 수 없다.
곧 이 기초질서는 대중의 공생공존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준거틀임과 동시에 한 집단이나 국가를 지탱해 나가는 크고 복잡한 질서들의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바로 이 기초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았기에 지금 우리 사회는 보다 큰 질서들의 뒤범벅과 파괴의 장면들을 날마다 목격하고 있다.
우리 속담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작은 도둑일 때 바로 잡지 못한 잘못이 오늘날 공무원·국회의원·법조인·금융인·군인 등 수많은 사람들을 대도(大盜)로 만들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작은 일부터, 기본적인 질서지키기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질서는 자율에 의한 방법과 타율에 의한 방법 등 크게 두 가지에 의해 지켜질 수 있다. 전자는 각자의 양심과 양식과 인격에 의해서 스스로 지키는 경우이고 후자는 법과 규제와 범칙금 등 강제에 의해 지키게 만드는 것이다. 자율로 지키지 못할 때 타율은 불가피해진다.
앞서 언급한 보름동안의 결과를 보면 우리 국민은 기초질서 지키기에 익숙해 있지 못하다.
따라서 기초질서 위반단속은 우리 국민이 자력과 자율로 질서를 지킬 수 있을 때까지 계속 엄격히 실시돼야 한다. 여기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것은 누구나 예외 없는 법의 적용이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으면 질서는 결코 잡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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