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집중호우로 인해 한강 수위가 넘쳐 잠수교를 통제했다. 그동안 쓰레기 분리수거니 환경문제니 수질오염이니 오죽이나 떠들었던가! 하지만 3시간동안 한강에서 끌어올린 각종 쓰레기는 20t을 넘었다고 한다. 각자에게 누가 이 쓰레기를 한강물에 버렸느냐고 물어보면 과연 내가 범인이라고 나서는 이가 몇이나 될까? 모두가 아닐 수 없지만 직접 한강물 속에 던지지 않았다고 부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물은 어김없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는 평범한 진리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 전 골목에 일렬주차한 자가용들이 길에 버린 담배꽁초들을 보며 “그래도 자가용을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인데”하며 몇 번인가 “담배꽁초 쓰레기는 도로 담아가시오”라고 쪽지를 써놓기도 했지만 효과가 없던 기억이 있다. 이 또한 호우 속에 맨홀을 거쳐 한강물속으로 투입되지 않을까? 동네에 매일 아침 우리 집 앞 골목길을 청소하는 이가 누구인지 매우 존경스럽게 생각했다. 하루는 퇴근길에 직접 그 주인공을 볼 수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빗자루는 있는데 쓰레받기가 눈에 띄지 않아 내심 의아했다. 어쩌면 좋을까?
골목길을 반으로 갈라 자기 앞의 쓰레기를 반대편 쪽 담으로 쓸어 넘기는 것이 아닌가? 또 맨홀이 가까운 곳의 쓰레기는 맨홀 구멍 속으로 꼼꼼히 집어넣고 있어 아연질색했다. 이 쓰레기 또한 한강물속으로 들어갈 것은 뻔한 사실이다. 그래도 나는 누구보다 부지런하게 집 앞 길을 쓸어 놓는다고 자부할 것이 아닌가?
그쪽에서 쓸기 전에 미리 나가서 쓸어 놓는다거나 70세가 가까운 노인에게 설명을 하거나 아예 모르는 척 하고 쓰레받기를 선물하는 등 여러 가지 해결방법이 있겠지만 뾰족한 방법이 생각나질 않았다. 쓰레기 문제는 학력이나 연령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단지 생활습관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우선 순수한 어린이들부터 교육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른다.
대문 앞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빗자루로 마당 쓰는 소리가 나면 내가 얼른 쓰레받기를 들고 나가 웃으면서 이웃 간의 대화를 나누며 골목길을 청소하는 방법이 언뜻 생각났다. 그러면 한강물속의 쓰레기는 웃음만큼 감량이 되겠지.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정치우씨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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