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편에게 가끔 이런 말을 한다.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시어 팔 하나 잃게 하여 당신을 가정으로 돌아오게 하셨고 하느님 자녀로 만드셨으니 기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가정에 있는 것”이라고 이런 말을 할 때 남편도 옳다고 한다. 전교는 왠지 잘 못하는 나였지만 주님의 크신 은혜로 친정식구들은 오래전 모두 천주교 신자가 되었고 지난 가을부터 막내동서가 인천 석암본당에서 입교준비를 하고 있다. 올 여름 영세할 막내동서는 아마 7남매 중 나 혼자만 천주교 신자로 가는 길에 주님께서 좋은 동반자로 배정해 주심이라 굳게 믿고 성서와 기도서 등을 계속 구입해 전한다. 또한 현재는 구역장 일만 하고 있지만 딸 모니카를 통해 하고픈 일도 많고 주님 복을 널리 전하고 싶지만 아직은 내 주변 일들이 여의치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지체아를 둔 부모들은 정신지체아 자녀들이 성장하여 근심걱정은 더해가지만 어느 곳 한군데 호소해볼 데가 없다. 사회적으로 장애인들 보는 눈이 변화되긴 했지만 아직 우리 현실은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기엔 이해심이 너무 부족하다.
그래서 먼저 우리 부모들이 더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하자는 뜻으로 같은 처지의 부모 15명이 모여 ‘들꽃회’를 만들었다. 아마 우리가 모여 살 때는 ‘들꽃 마을’이라 부르게 될 것이다.
“온갖 영화를 누린 솔로몬도 이 꽃 한 송이만큼 화려하게 차려입지 못하였다”는 성서말씀처럼 우리 아이들이 지금은 들꽃과 같은 존재이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귀하고 티 없이 아름다운 영혼임을 믿으며 자녀들을 훌륭히 키우고자 마음을 모았다.
5년간 목표를 정하여 꼭 이루자고 다짐했고 정상자녀들을 다 키운 후에 이 천사들을 위해서 서로 힘이 되어 마지막까지 정성을 다 바치며 살자고 힘을 모은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비록 바보처럼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부모들의 큰 사랑으로 온갖 복을 다 누리며 살아갈 수 있음을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어 하느님의 뜻을 심자고 했다.
언제나 힘겹고 어려울 때면 내 짐을 나의 주님께 맡겨드리고, 고통의 성모님 생애를 묵상할 때 철부지 나의 딸 모니카를 통해주시는 사랑의 진리와 성령의 인도하심을 굳게 믿으며 살아갈 것이다.
끝으로 먼 하와이에서 어려운 사목을 하고 계실 이상철 신부님과 떠나시는 날까지 가르쳐 주시고 내 생활의 기초를 놓아 주신 구로3동 김제원 바오로 회장님께 깊은 감사드리며 주님의 은총 안에 건강하시길 기원한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이순분씨께 감사드립니다. 다음호부터는 인천시 동구 송림동 조안나씨의 ‘사랑의 십자가’가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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