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 데이빗 소로우가 지은 「월든」을 읽어보면 인생의 본질을 직면케 해 준다. 문명을 떠난 숲 생활에서 자유로운 삶의 길이 무엇인지 소로우는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소로우의 2년 2개월의 긴 숲 생활은 아니지만 7박 8일이라도 초중고 산간학교를 상주 우암산 중턱의 참나무 숲속에서 열어보았다.
유치부와 저학년 어린이는 3박4일의 숲 생활이 매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히려 고학년 보다 숲이 주는 아름다움에 더 빨리 적응하는 것 같았다. 어떤 어린아이는 아무리 비싼 장난감을 사 주어도 곧 싫증을 내지만 숲 생활이 주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잘 논다. TV가 없어도 말이다. 어른들은 늘 실용적인 관점에서 사물을 바라보거나 자연을 소비의 대상으로 취급하지만 아이들은 하늘의 비행기인 잠자리, 시냇가의 가재, 이름 모를 물벌레, 아기메뚜기, 밤의 무법자인 나방, 염소나 소 등에 아주 쉽게 몰입한다. 아주 작은 꽃이라도 감동하고 놀라고 탄성을 지른다. 어른들의 교육 전략이나 우리들이 만든 교육프로그램은 어린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탐구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의 마음은 늘 미지의 영역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는데도 부모들은 성적의 높이로 다 안다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특히 성직자이든 수도자이든 자신의 내부에 있는 신대륙을 탐구하지 않는다. 어느 유행가의 제목처럼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조용히 ‘본질’을 체험하는 것 같다. 감동, 감탄, 놀람을 어른들은 잃어버리고 마음속에 잡동사니, TV광고가 꽉 차 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의 교훈이 늘 새롭다.
요즈음 청소년이 문제라고 하지만 숲 생활을 같이 해보면 순수해진다. 도시의 아파트에 사는 이기적인 어린이들도 숲 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욕구를 조절할 줄 아는 것을 보면 절로 마음이 흐뭇해진다. 나는 본당의 중·고등부 학생들에게 어른들이 저지를 수 있는 죄 10가지와 청소년 자신들이 저지를 수 있는 죄 10가지를 가지고 공동 작업을 해 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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