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경 처음 생소하게 느껴지는 ‘소비자’라는 말을 되씹으며 본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다. 바로 소비자의 불만과 불편을 신고받아 머리를 맞대고 협의토록 하며 단순한 처리에 그치지 않고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부분은 개혁하는 경제운동, 또는 인간성 회복운동이 되어감을 스스로 느끼게 된다.
소비자 고발이란 나 하나만의 이득을 고집하기에 앞서 나로 인하여 옳은 방향으로 변화되어 갈 때 때때로 소비자운동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전화·편지·방문의 형식으로 이루어지지만 이제는 소비자의 의식도 매우 높아지고 본 모임이 요구하는 범위도 매우 고도의 기술과 학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상담을 원하는 이들이 많은 사전지식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 제조회사의 제품을 조사해 달라거나 취약한 부분을 검토해 줄 것을 상담해 올 때는 무어라 답해야 옳을까 걱정된다.
소비자 단체는 개인 소비자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파헤쳐주는 단체는 아니다. 항상 바라보는 상태에서 그들의 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고 소비자편에 서서 들어주기 위해 암행어사(?)가 되어 스스로 소비자의 역할을 해보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는 위치에서 반(1/2)돌아 버려야 한다. 반을 돈다는 것은 바로 미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이렇게 미친듯이 일해오는 과정에 무엇인가 모르게 변화되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모유먹이기에 운동과 함께 분유광고 금지를 하게 되고 농약·의약품 문제를 논의하며 국민의 보건을 위해 관계당국의 인식을 더욱 새롭게 하고 자몽의 농약오염문제를 제기하여 외국에서 수입되는 농산물의 검열 통관 절차를 철저히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백화점 사기바겐세일을 거론하여 백화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 물품구매의 방향에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이 모두가 스스로 미친짓(?)이라고 생각하면서 만족스럽게 생각되는 것은 왜일까? 바로 소비자운동은 곧 생명운동이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미쳤다고 인정하는 이들이 많아질때 이 사회는 자연스럽게 정화되어 인간성 회복운동에 잘 동화되어 갈수 있다.
현재 내가 돌아간 각도는 몇도에 멈추어 있는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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