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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낼곳: (700-082) 대구시 중구 계산2가 71 가톨릭신문사 독자의 광장 담당자
존경하는 이문희 대주교님께! 그간 별고 없으십니까? 몇 번 전화연락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아 펜을 들었습니다. 저는 별고 없습니다. 다만 이곳의 이상한 정치 문화 상황으로 봐서 조금 어려움이 뒤따를 것 같습니다.
대충 지금까지 저의 활동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알마아타에 본 근거지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마아타에는 개신교가 너무 많아서, 좀 더 시간을 요하기에, 우선 개신교가 미미한 변두리 지역에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알마아타에서 60km가량 떨어진 갚차가이란 곳에 매주 토요일 마다 나가고 있습니다. 알마아타에서는 주일에 미사를 제 아파트에서 드리고 있습니다. 신자는 아직도 대부분 예비자입니다만 갚차가이에서는 처음 10명 가량 모였습니다. 지금은 방학이라 대학생들이 귀가하고 4명정도 나옵니다. 그곳에서 세례를 받은 사람은 고려인이 3명이고 카자크인이 2명입니다. 이들중 1명은 농장(약 150km 떨어진 곳)에 일하러 나갔고 겨울이 되어야 돌아온다고 합니다.
또 다른 1명은 병환때문에 휴양소에 가 있고 다른 한명의 할머니가 집에 있습니다. 카자크인은 대학생(기술연수생인 것 같습니다)인데 2명 다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세례를 주기에 아직 미흡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면 그곳에 성당도 없다고 하고…또 언제 만날수 있을지 알수 없어서 대충의 교리를 가르치고 세례를 주었습니다.
알마아타에서는 임종세례를 받은 사람은 지금까지 5명이 됩니다. 그 중 한 사람은 한진(경주 성동 박회장님 조카)씨이고 며칠 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 외 예비자로 나오는 사람은 2명이고 주일미사에는 4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은 대부분의 고려인이 주로 선교의 대상이고, 흑간 카자크인, 위글인 중간인 히브리인 아르메니아인, 아젤바이쟌인 등과 만나 가톨릭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언제 이들이 돌아설지 그것은 알 수 없습니다.
주님의 덕분과 신자들의 기도와 주교님의 배려 덕분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건강은 이상이 없습니다. 간혹 먼 지역에 갔다 오고 나면 아직도 내가 손수 음식을 마련해야 하는 관계로 겹친 피로와 시간이 부족해서 주교님께 제대로 연락을 못드려 죄송합니다. 양해 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줄입니다. 내일 또 가라간다에 가야합니다. 주님안에 안녕히 계십시오!
1993년 7월 19일
김동기 신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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