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휴가철이 되면 산과 바다로 떠나는 차량 행렬이 줄을 잇고 서울서 강릉까지 10시간이 소요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올해 우리 가정도 역시 얼마 전 남편의 휴가를 맞았지만 가족들은 집에서 책 읽는 즐거움으로 휴가를 보내자고 의견을 모았다.
평소에 “매일 매일 성서를 읽으세요”라고 남편에게 늘 권유하지만 남편은 바쁜 직장생활 탓인지 좀처럼 성서를 가까이 하지 못했다.
휴가기간 동안 남편은 한국 고전문학을 읽고, 난 윤숙씨의 「하루 한순간」을 읽었다. 그리고 우리는 독서토론을 했다.
‘세상에는 너무 읽을 책이 많아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는 한 수녀시인의 글을 떠올리면서 금년 우리의 휴가는 밀리는 차속에서의 지루하고 짜증나는 시간이 아닌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음을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너 나 할 것 없이 떠나는 천편일률적인 피서경향이 가정에서의 알뜰한 독서피서로 대신 된다면 더욱 알차고 건전한 휴가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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