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구호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를 만들었던 사람으로, 작금 한국의 모습과 그 흐르는 방향이 왜곡되어진 듯 해 이 편지를 띄운다.
그 구호의 내용대로 서울은 세계적인 도시가 되어가고 있긴하나 대한민국의 모든 상징적 모습은 서울에만 총 집결되어 있는 듯이 우리 모두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무조건 세계속의 대도시인 서울을 만들고자 전혀 우리의 본질적인 삶의 토양과는 관계없이 그 뿌리가 확고하지 않은 채 겉모습만 으리으리하고 화려하게 서구적이거나 왜색화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그저 서구의 표피적인 고급스러움 번듯함 화려함만 쫓다 빛좋은 개살구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 겉은 좀 번듯할련지는 몰라도 거기서 존재하는 유기적인 우리들은 전혀 뿌리없는 시민으로, 국민으로 전략해 버리고 모두가 방향타 잃은 삶을 살게 되어버린 것 같다.
물론 서울올림픽이 서울이란 도시가 한국이 세계속에 알려지는데 큰 역할을 한건 사실이지만 우리는 사람들, 특히 서구인의 삶을 보는 두 개의 눈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즉 그들은 서울에 와선 굉장히 으리으리한 도시임을 알고 입을 벌리지만, 서울지역을 조금 벗어나도 그것이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모습이 아님을 알고 그저 사치스런 도시로 치부해버리는 것이다. 즉 외양만 보게 되는 단순한 시각과 본질적인 것, 전반적인 것, 표준적인 것을 보는 눈도 같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서울만 그렇게 으리으리하다면, 우리가 미국의 라스베가스를 하나의 사치스런 도시로 치부해버리듯 그렇고 그런 도시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서울올림픽이 극동의 한 은둔국인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덴 큰 몫을 했지만 이젠 다시 우리의 뿌리를 충실히 하는 데에 주력해야 할 때이다.
서울만이 대한민국이 아니고, 서울사람만이 대한민국의 사람이 아닌 것 마냥 우리 스스로가 바른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처음 그 구호를 지었을 땐 올림픽을 계기로 서울, 한국의 존재가 뚜렷하게 알려지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서울을, 한국을 성형수술해서 곱게 치장하고 맛깔스럽게 꾸며 보여주면 오히려 더 굳건한 멋이 있을 수도 있는 얼굴에 지나친 성형 수술을 많이하지 않나 한다. 오히려 칼을 너무 많이 대면 흉측하게 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겠다.
우리는 이제 그만 외양의 화려함, 번듯함에 치중하고 알짜배기같이 속이 옹골차고 뿌리가 튼튼한, 그러면서 누구하나 우습게 볼 수 없는 내면의 충실함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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