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첫 주일이 되면 전후방에서 군인들의 사목을 담당하는 사제들이 여러 성당에서 군종사목 활동에 대해서 강론을 한다. 그들은 군이라는 특수한 여건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당하며 경제적으로 어렵게 생활하기에 모든 신자들의 기도와 협조를 요청한다. 이번 시월 첫 주일은 스무여섯 번째로 맞게 되는 군인주일이다. 차제에 군종사목의 필요성과 군에서 활동하는 사제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며 무엇을 필요로 하고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생각해 보고자 한다.
군의 대다수의 구성원인 병사들은 가족들의 품을 떠나 각 지역에서 모인 청년들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법에 따라 3여 년 간이란 기간동안 무보수로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힘드는 훈련과 단체생활을 하며 엄격한 규율하에서 부자유스런 생활을 한다. 군생활이 그들에게는 어쩌면 지금까지 살았던 어떤 생활보다도 힘드는 생활의 기간이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성하는 기회가 된다. 그래서 군에 입대하기 전에는 주일 미사에 참여하지 않던 병사들도 군에 와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한다. 또한 새로히 신앙을 갖기 위해서 교리반에 나오는 병사들도 많이 있다. 다른 어떤 곳보다도 참 삶의 가치를 찾아 살고자 노력하는 좋은 시기가 바로 군생활이다. 그래서 군은 전교를 위한 황금어장이라는 말을 하게된다.
군대는 동시에 수많은 젊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요, 신앙 생활에 관심을 가진 많은 청년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 국가를 방어하는 일꾼들이며 장래 우리나라의 각 분야에서 일하게 될 역군들이다. 이렇게 볼 때 군대는 다른 어느 곳보다도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곳이므로 전국 각 교구에서 현재 66명의 사제들이 군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군에 근무하는 사제들은 무슨 일을 하는가? 군종사제들은 우선 사제이기에 군에 근무하는 신자장병들을 위한 성사를 집전한다. 그들은 성세성사와 성체성사, 고해성사 그리고 드물게 혼인성사를 집전한다. 그들이 성사를 집전하기 위해서는 우선 장소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아직도 성사를 집전하기 위한 성당이 없는 곳이 많다. 그래서 군종사제들은 개신교의 교회를 빌리거나 혹은 군인들이 기거하는 내무반을 빌려서 미사를 드리고 교리교육을 시킨다.
그리고 매월 한 차례에 걸쳐 전 장병들을 상대로 인격지도 교육을 군종사제들이 하게 된다. 신자든 비신자든 전 장병들의 정신전력 강화를 위해 교육을 시키는 사람들이 바로 군종신부들이다. 천주교에 대해서는 전혀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우리 교회의 가르침이 어떤 것이며 올바른 가치관이 무엇인가를 가르쳐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들이 당장 신자가 되지는 않더라도 교회에 대한 상식과 교회의 가르침을 알게되는 기회를 군에서 가질수 있다.
또한 군종사제들은 수시로 여러 부대를 방문하여 병사 개개인과 상담을 한다. 철책선이 있는 최전방 초소까지 찾아가 그들의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고 해결책을 강구하기도 하고 때로는 병사들의 신상문제에 대해서 대화를 하기도 한다. 이렇게 군종사제들은 여러 가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사목생활을 해야 하지만 수많은 젊은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된 생활로 여긴다.
그러면 군인주일을 맞아 이들을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무엇으로 도울수 있을 것인지 생각해 보기로 하겠다.
첫째로 우리 모두가 더 큰 관심을 군종사제들에 대해서 가져야 하겠다. 이들은 나와는 무관하게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들을 돕는 분들이다. 한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번은 군인이 되어야 하고 군인가족이 되어야 한다. 또 병사들 대부분은 약 3년의 기간이 지난 다음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는 내 자녀들이요, 내 형제들이다. 이들을 위해 군에 재입대해서 군복을 입고 군의 규율을 지키며 어려운 여건중에 사목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이들이 군종신부들이다. 이들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후원활동을 하는 것은 군종사제들을 돕는 일이 아니고 바로 우리 자신들의 의무이다. 그들을 후원하는데 정신적인 면과 물질적인 면으로 생각할 수 있겠다. 정신적으로는 군 사목자들과 장병들이 건강하게 군 복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지치지 않고 보람을 느끼며 생활할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기도해 주고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하겠다.
다음으로 우리는 물질적으로 그들을 도와야 할 것이다. 군사목이 효율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군종사제들이 성무를 집행할 장소와 기거할 장소가 있어야 하며 사목활동을 위해 교리서, 성가집, 성서 등 교회서적이 필요하다. 병사들을 찾아 전방에 나갈 때는 빈손으로 갈 수 없다. 군종사제들이 받는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사목활동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충당할 수 없다. 그래서 지금까지 각 교구에서 군종후원회가 결성되어 열심히 돕고 있고 군인주일에는 여러 본당에서 군종사제들이 헌금을 호소하여 군종사목에 필요한 경비를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에도 전후방에서 근무하는 군종사제들이 각 본당을 찾아 와서 미사를 집전하고 헌금을 호소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고 군종후원회원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일이기 때문이다. 매년 연중행사처럼 넘겨버리지 말고 우리의 정성을 다해 그들을 도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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