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0일 오전 전북 부안군 위도앞 해상에서 발생한 서해 훼리호 여객선 침몰사고는 엄청난 충격과 분노와 불안을 한꺼번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3백명 가까운 승선객중 67명 만이 구조되고 나머지는 전원이 실종 또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이번 사고는 우선 희생자 수가 많은 것이 충격적이다.
또 이번 해상 참사는 새 정부가 출범한 후 불과 7개월안에 계속 터지고 있은 대형 교통사고의 하나라는 점에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
왜 3월 구포 무궁화열차 전복으로 78명이 사망하고 7월 해남의 아시아나 항공기 추락으로 66명이 목숨을 잃은 대형 교통사고를 겪고도 그같은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이다.
육ㆍ해ㆍ공로상에서 골고루 일어난 대형 참사를 목격한 국민은 불안하기 이를데 없다. 언제 또다시 자기가 그같은 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정원초과에 짐의 과적, 그리고 항해사 아닌 갑판장이 배를 운항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곧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수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 이번 참극의 주 원인이다.
여기에다 감독관청의 직무태만이 사고의 가능성을 높혀왔다. 승선객의 숫자나 명단을 파악도 못하고 있고 수백명의 목숨을 실은 배를 무자격자가 운행해도 감시 감독하지 않은 관계당국의 무책임과 행정공백이 벌써부터 화를 배태해왔다고 하겠다.
조금 더 깊이 이번 참사를 조명해보면 그 안에는 적당주의와 생명경시풍조가 도사리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안전수칙이나 법의 규정을 어기면 사고가 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지금까지 용하게도 버티어온 요행이나 적당주의 관행을 버리지 못해온 것이다. 바로 최근 몇 달 사이 발생한 육·해·공상의 대형 교통사고들이 모두 인재(人災)였음은 이를 잘 입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돈이나 자기 이익에만 급급해 승객의 안전이나 생명보호는 소홀히하는 사례를 우리는 늘상 주변에서 목격하고 있다.
현재 운항중인 연안 여객선 모두가 이번 사고배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이들 여객선들의 안전운항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더불어 국가가 재정적 책임을 지는 방안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는 또 다시 대형 교통참사가 재발해서는 안된다. 관계 공직자나 관련 책임자들의 문책은 물론 법의 엄격한 준수가 선행되어야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하고 우선되어야 할 일은 각자의 마음속에서 요행이나 생명경시 의식을 뽑아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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