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빌려온 「마지막 줄타기」란 책은 겉보기엔 내가 읽기 아주 싫어하는 소설과도 같았지만 실제로 읽어보니 속내용은 나를 감동시키는 이야기가 가득 들어 있었다.
이 책은 내가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주었다. 줄을 타고 여러 가지 묘기를 부리는 짜릿한 느낌, 하늘을 지붕삼고 땅을 베개 삼아 느티나무 밑에 걸터 앉은 시원한 느낌이 갈수록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주인공인 노인은 고향이 함경북도 개마고원, 지금은 휴전선에 막혀 고향에도 갈 수 없는 처지였다. 줄타기의 명수였던 노인은 기운이 쇠약해져 줄에 올라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지만 노인과 같이 다니던 떠돌이 고아는 노인에게 여러 가지로 용기를 주었고 노인이 줄을 탈수 있게 희망을 불어 넣었다.
어느날 소문을 듣고 달려온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노인은 많은 멋진 묘기를 벌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힘이 다해 땅에 떨어져 숨을 거두었다. 소년은 대답이 없는 노인 앞에서 엉엉 울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순간 몸뚱이의 빈 껍데기만 땅으로 떨어졌다. 그의 영혼은 하늘나라로 긴 밧줄을 계속 타며 오르고 있었다. 남들은 천국을 모두 날아서 갔지만 노인만은 밧줄을 타고 올라갔다. 평생동안 거니고 다니던 몸은 아무렇게나 내팽겨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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