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은 전교의 달이요, 이번 주일은 전교주일이기에 복음전파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사명이 복음전파였음을 말씀하셨고, 당신 친히 모범을 보여주셨으며, 당신이 바로 하느님의 기쁜 소식 즉 복음이요(마르 1,1 로마 1,1-3),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복음 선포자였다. 뿐만 아니라 당신의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의 사명을 이어받은 사도들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이들은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히’(1티모 4,2) 그리스도의 말씀대로 복음을 선포하여 오고 있다. 그리스도께서 친히 전파하셨고 제자들에게 명하신 복음전파는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우리 모두가 당연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다.
지난 십여 년간 한국 천주교회의 모습을 보면 대인 영세자의 수가 1987년에 정점을 이루다가 1988년부터는 계속해서 감소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지난주 전교의 달 특집을 통해서 지적했다. 또 한편으로 냉담자의 수는 늘어나 교우 네 명중에 한 명이 냉담 혹은 행방불명 상태라고 한다. 이런 현상을 방관하고만 있다면 한국 천주교회는 머지않아 큰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다행히 근래 여러 교구와 본당은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그 한 예가 가두선교단의 조직과 활동이다. 처음에 한 본당에서 시작되었던 가두선교단의 활동은 여러 본당으로 보급되었다. 지난 주일에는 제주교구 중앙성당에서도 가두선교단이 결성되어 활동을 했다. 지금까지 천주교 신자들은 조용하고 점잖다고 생각했는데 어깨에 띠를 두르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나 광장에서 선교책자를 나누어 준다. 오랜 기간 동안 신앙생활을 한 교우들은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가두선교단에 참여했던 교우들의 말에 의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하면 된다’는 확신을 얻게 되며 자신의 신앙을 증거하고, 전교에 열의를 불러일으키는 좋은 교육이 되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전 교구민을 상대로 사회선교위원회를 구성하는 교구도 있고, 전 신자들을 선교사로 무장시키기 위해 선교회를 조직하는 본당도 있으며, 복음화 학교를 운영하고 선교상담실을 개원하며, 기존의 반조직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전교에 열의를 보이는 본당이 많다. 우리가 이렇게 여러 방면으로 전교를 위해서 기도하고 노력 한다면 아직도 우리 사회에 전교의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금년에도 사백명이 넘는 예비자가 모인 본당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기도와 노력여하에 따라 전교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가 예비신자들의 감소 현상을 시대적인 흐름으로 돌려버리고 앉아서 기다리는 자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밖으로 나가서 예비자들을 찾아 인도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몇 가지를 생각해 보고자한다. 무엇보다도 우리 자신이 신앙심으로 무장되어야 하겠다. 신앙생활이 우리에게 짐스럽고 아무런 기쁨을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 누구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자신의 생활이 먼저 복음화되어야 한다. 우리가 끊임없는 회개와 쇄신의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복음서를 읽고, 복음 정신으로 살도록 부단히 노력하고, 피정이나 갖가지 교육을 통해서 우리자신이 복음의 내용을 알고, 일상생활을 통해 복음의 내용대로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복음선교에 있어서 교회로서 참신한 활력과 힘을 보유하려면 교회 자신이 언제나 복음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현대의 복음선교 15항).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교리 교육이다. “복음선교의 다른 하나로써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교리교육이다”(현대의 복음선교 44항). 교리 교육은 예비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이미 영세한 신자들에게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직접적으로 교리 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교회의 서적이나 신문, 잡지들을 통해서 교리지식을 가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신앙적인 무지에 대한 교육과 신앙적 체험 교육, 고통의 내적체험,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체험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신앙에 대한 지식이 없을 때 신앙생활에 대해서 확신과 기쁨을 느낄 수 없으며 이웃에게 복음을 전할 수 없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나에게 참으로 기쁜 소식이 될 때 자연스럽게 이웃에게 전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전교주일을 맞으면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먼저 내 자신에게 복음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고 노력하며 한걸음 더 나아가 내 이웃에게 가서 복음을 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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