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전개
교회는 세상의 구원을 위해 파견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교회는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복음의 전파를 위해 자신을 투신해 왔다. 이 투신을 선교라 한다. 선교는 교회의 임무이며 그리스도의 명을 따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선교를 통해 자신의 존재이유를 그침없이 확인하고, 교회 자신과 선교 대상자들을 동시에 성숙시켜 나갔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인류의 복음화를 위해 기여한 선교회를 논할 때에는 골롬반 외방선교회의 존재가 함께 기억된다.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1916년 아일랜드에서 창설된 이래 특히 아시아 지역의 선교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원래 중국 선교를 목적으로 출발했고, 곧 필리핀과 한국 등 여러 지역으로 선교의 범위를 확대시켜 나갔다. 그리고 오늘날 그들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도 복음의 선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한국 현대 교회의 발전에 있어서 적지 아니한 기여를 해왔다. 1933년 10월29일 한국에서 봉사와 증거의 삶을 시작한 그들은 오늘에 이르러 한국 선교 60주년을 기념하게 되었다. 골롬반 선교회가 한국에서 선교하던 이 60년간의 세월은 우리의 역사에서 가장 격변의 시기였다.
이 시기 우리는 일제의 식민지 치하에서 무한 착취를 강요당했다. 해방공간의 혼란과 한국전쟁의 비극을 체험했고, 급격한 산업화의 물결과 권위주의적 지배를 우리는 헤쳐나왔다. 이 기간동안 골롬반 선교회는 한국교회와 겨레가 공유하고 있던 그 고통과 환희와 미래에의 희망에 동참해 왔으며, 이 동참을 통해 한국교회의 일부를 이루게 되었다.
■60년의 역사 과정
골롬반 선교회는 1933년 교황청 포교성성의 요청에 따라 당시 대구교구가 관할하고 있던 전라도 지역에서 선교를 시작했다. 그 후 1938년부터는 강원도에서의 선교에 종사했다. 그러나 당시는 일제의 대륙침략 정책이 강행되어 나가던 때였다. 이 과정에서 여러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추방되었고, 남아있던 선교사들도 연금을 강요당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선교하던 세 명의 선교사들은 「불온사랑」을 소지하고 전파시켰다는 조목으로 감옥생활을 강요당했다.
해방을 거쳐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국전쟁이 일어난 과정에서도 선교사들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만은 아니했다. 특히 한국전쟁 과정에서 당시 한국에서 봉사하고 있던 38명의 골롬반 회원 가운데 고 안토니오 신부를 비롯한 7명이 죽음을 강요당했고, 구 도마 신부 등 두 명의 선교사가 북한의 포로 수용소에서 4년이란 세월동안 고통에 시달렸다.
골롬반 외방선교회는 휴전 이후 한국교회의 재건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선교회가 한국에 들어온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아홉개의 교구에서 1백19개의 본당을 설립하여 운영했다. 그들은 복음의 씨앗이 떨어져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찾아내는 특별한 자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 선교사들이 싹 틔운 씨앗은 오늘날 큰 나무로 자라고 있다.
오늘의 골롬반 선교회는 본당 사목과 함께 특수 사목 분야에서 두드러진 업적을 내고 있다. 그들은 인류의 보편적 구원을 위해 노력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데에 있어서도 새로운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그들은 70년대 후반기 「정의를 위한 투신」을 결의하여 실천했다. 이의 실천과정에서 그들은 독재정권으로부터 감시와 추방의 위협을 당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한국문화와 신앙의 조화를 위해 고민했고, 사회정의와 복지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왔다.
■선교회의 사명
역사는 자신의 삶에 책임지고 살아온 사람들의 기록이다. 한국 땅에서 전개된 골롬반 외방선교회 60년의 역사도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르려 노력했던 선교사들의 책임있는 발자취를 수록한 기록이다. 그러나 한국 골롬반 60년사는 골롬반 선교회 만의 역사가 아니라 한국교회와 선교회가 함께 어우러져 펼쳐나간 한 마당의 기록이다. 이 공동성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데에서 한국 골롬반 선교회의 미래는 더욱 건강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지난날을 반성하며 새로운 미래를 모색하는 작업이다. 지난날의 행적에 대한 자기 만족이나 변호에만 매달린다면 미래의 역사는 씌어질 수 없다. 그렇다면 보람찬 미래를 위해서 우리는 늘 겸허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며 새롭게 출발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교회는 항상 새로워져야 하는 존재라 한다. 한국교회도 언제나 새로운 교회가 되어야 한다. 이 교회를 위해 골롬반 선교회도 항상 1933년 10월29일의 시점에 서서 선교에의 새로운 포부들을 올바르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
골롬반 선교회는 인류의 보편적 구원을 위해 불리움을 받은 존재이다. 한국 골롬반 선교회도 이를 위해서 있는 것이라면, 겨레의 화해와 참다운 평화를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인류에게 보편적 구원을 가져다 주는 데에 마땅히 기여해야 한다. 한국 골롬반 선교회에서는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선교와 외방 선교를 두 가지의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 선교의 목표도 선교회가 수행해야 하는 과제임을 거듭 확인하며 그 미래사의 전개에 특별한 기대를 가져본다.
지난 60여년 간 한국에서 활동한 2백66명의 골롬반 회원들과 그들 중 이미 세상을 떠난 50명의 선교사들에게 특별한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한다. 그리고 미래의 선교를 이끌어 나갈 한국인 골롬반 가족들도 용맹정진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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