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인 곳을 가면 어디선가 콜록 콜록하고 기침소리를 듣습니다. 학교에서도 아이들이 감기를 옮아오기도 하고 또 옮기기도 하죠. 그래서 환절기나 특히 요즘처럼 아침과 낮 기온 기온의 차이가 심할 때 감기환자들이 많죠. 아이들이 걸릴까봐 신경 쓰이는 게 엄마의 마음인가 봐요.
며칠 전 막내 기침소리가 심상치 않고 짜증을 부리는가 하면 이마가 뜨겁고 기침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소리였어요. 아이가 기침소리를 낼 때면 엄마가 대신했으면 하고 느껴지죠?
주사 맞기를 싫어하는 아이의 의견을 참조해서 약국에 가 약을 지어왔지만 약만 시간에 맞춰 달랑 먹이며 감기가 났기를 바라는 제가 얌체인 것만 같았어요.
저는요, 어렸을 때 편도선이 약해서 감기에 툭하면 걸렸는데 기침이 시작되면 제 어머니께서는 배를 수저로 씨를 긁어내고 거기다 꿀을 가득 넣고요 배 뚜껑을 닫고 닥종이로 싸고 찰흙을 바르더군요. 군불을 떼다 남은 숯불 위에 이걸 굽는 거예요 어떨 땐 풍로나 화로에다 거의 불을 지펴놓고 이 배를 구워 냅니다. 제가 옆에서 쪼그리고 앉아 지켜보고 있으면 제 어머니께선 “너도 요 다음엔 네 식구나 누가 기침이 심하면 이렇게 해 주거라”하시며 흐물흐물하게 푹 익은 배를 삼베 수건에 쌉니다. 누우런 국물이 한 공기 나오고 한 방울이라도 더 짜 먹이려고 손목을 비튼 어머니가 생각납니다. 요번에 저도 배에다 꿀을 넣고 랩에 싸서 냄비에다 중탕을 했죠. 그리고 한 방울이라도 더 짜려고 보자길 비틀었죠.
배 3개를 먹이는 동안 전 막내에게 “막내야, 요담에 네 식구한데 기침이 나면 이렇게 해 주고 가르쳐 줘야 한다”고 외할머니의 말씀을 그대로 옮겼죠. 앓고 있는 자식에겐 약보다는 엄마의 사랑을 먹이는 게 최고의 약이 되는가 봅니다.
지금까지 수고해주신 송지원씨께 감사드립니다. 이번호부터는 조양희씨께서 수고해주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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