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같이 이혼으로 인해 고통받는 형제자매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과 현재로는 이들의 신앙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신자로서 잠재해있는 순수한 도덕적 울타리 안에서 조금씩 생각이 변하고 양심의 조각이 떨어져 나가, 잘못에 대한 죄책감이 무디어져 간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다.
온전한 신자라면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도 있지만 반쪽신자는 그렇지를 못하다. 악의 유혹에 빠지고도 성사를 보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편해진 느낌이랄까? 아이들이 아니었다면 벌써 냉담자라는 또 하나의 오명이 붙었을 것이다. 가정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가정의 틀이 깨어지면 윤리·도덕의 중요성도 희석되어지고, 결국 죄의 구렁텅이에 빠져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어떠한 문제가 생기더라도 가정 내에서 화해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뒤늦게나마 깨달았다.
나같은 죄인에게 ‘반쪽’ 신자라는 오명을 붙여 악의 유혹에 빠지기를 바라는 하느님은 절대 아님을 믿고 오히려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나에게로 오라…”라는 성경말씀처럼 고통 중에 있는 형제자매들이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성모님께 전구하며 주님을 의지하고 그분만을 굳세게 믿는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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