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건들이 반복되고 있다는 건 참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구구단을 외우기 위해 반복하지 않는다면 외울 수가 없다. 아이가 어머니로부터 가정교육을 받을때 수백번의 반복을 통해 익숙해진다. 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나 날마다 매일 되풀이 하여 오가는 동안에 그 길을 익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려운 수학도 처음엔 풀 수 없지만 점차로 어려운 문제까지도 거뜬히 풀 수가 있다.
아이가 처음으로 말을 배울때도 엄마가 계속 말해주므로 아이는 그 소리의 뜻을 기억하게 된다. 혀를 굴리며 자기의 소리로 반복하여 말을 배운다. 특히 언어는 꾸준히 반복해서 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읽었을땐 전혀 모르던 글이 자꾸 읽어보면 차츰 알아듣게 되고 거듭 반복할수록 깨달음이 와닿는다는 사실을 경험했을 것이다. 곡예사들의 줄타기도 처음엔 줄을 만지는것 부터 시작하여 수백번 반복을 거듭하는 사이 익숙해져 나중엔 안 보고도 줄 위에서 걸을수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교육도 반복이라 하지 않는가.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바로 이 수백만번의 반복을 통해서 그 악기와 익숙해진다.
사람과의 사이도 만남을 거듭하는 동안 좋아지고 사랑하는 사이로 이른다. 그렇게 되면 눈짓 하나만으로도 상대편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하루의 일어나는 사건들이 다르지만 하루라는 의미는 같다. 해가 떠서 낮이 되고 해가 지면 새벽을 향해 밤은 달린다.
3백65일, 반복되어 흐르는 동안, 인생의 풀 수 없는 문제, 이를 테면 감당할 수 없는 병고나 가난의 슬픔, 삶과 죽음의 이별, 어쩔수 없는 재난 같은 어려운 인생의 문제들을 배우며 풀 수 있는게 아닌가. 반복은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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