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수입 개방 회오리가 전국을 뒤흔들고있다. 농민·학생·정치인·각종 재야단체 그리고 일반시민 등 각계각층에서 우리 농산물을 지키기 위한 외침과 몸짓이 실로 뜨겁고 격렬하다.
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 전국서 3만 이상이 참가, 개최한 쌀과 기초농산물 수입개방 저지 범국민대회는 이를 극명히 보여주었다.
쌀시장 개방이 이처럼 질풍노도와 같은 격한 반대에 부딪치리라고는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는 일이 터지고 나서야 그렇게 당황해하고 졸속적인 대안을 마구 쏟아내놓는 연출은 하지않을 것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정부 측과 국민들간의 불신의 장벽을 허무는 일이다. 정부 측에서는 김 대통령의 방미때 쌀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는 발뺌부터, UR협상의 타결을 위해서는 쌀을 개방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불가피론 그리고 쌀을 개방하지 않으면 더 큰 다른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으름장 비슷한 이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6백만 농민을 비롯한 정치·재야권에서는 정부가 우리 국민의 생명줄과 같은 쌀을 사수하려는 의지가 약할뿐 아니라 이번 협상대표단의 능력과 기술도 서툴고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리와는 대조적으로 같은날 일본은 95년부터 쌀시장을 4%~8%까지 부분개방하기로 확정한 사실을 공표하면서 국민의 60%가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비록 일본의 쌀시장 조건이 우리와는 조금 다르긴해도 그 개방을 국민이 받아들이는 것은 그만큼 미리부터 대비해온 때문이다. 일본은 오래전부터 품종개량을 통해 양질의 다수확 쌀을 보유하고 있고 정부의 영농 및 농촌지원 대책이 잘 세워져 있으며 국민의 단결력과 애국심이 뛰어나 외국쌀이 들어와도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에 와서 우리도 왜 미리부터 대비하지 못했는가 한탄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 격렬한 시위로도 쌀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될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속히 진실을 털어놓고 국민 대화합을 위한 조처를 취해야 한다. 쌀과 기초농산물 시장을 개방하더라도 농민이 농촌을 떠나지않고 농사짓고 축산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 다시 우리밀을 내팽개쳤다가 농약덩어리 외국밀을 먹고서야 부랴부랴 우리밀 되살리기에 나서는 과오와 실농(失農)을 되풀이해서는 안될 것이다.
차제에 쌀개방의 위기를 농업회생의 일대전기로 만들자는 가톨릭 농민회의 농업 대개혁 운동과 한국평협의 우리농촌 우리가 살리기 운동이 우리 교회에서부터 뿌리내리고 확산돼 나가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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