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일은 한국교회가 설정한 ‘인권(人權)주일’이다. 금년으로 제12회째를 맞이하였다.
우리 교회가 대사회적인 차원에서 인권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70년대 초부터이다. 당시 장기 군사독재 정권하에 자행되었던 인권유린에 교회가 목소리를 내면서 인권운동은 곧「반정부 활동」같은 양상을 띨 수밖에 없었다.
70년대 암울했던 시대에 인권문제는 주로 정치적인 문제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80년대초 ‘인권주일’이 제정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인권주일 제정으로 우리 교회는 인권문제에 관한 제각각의 목소리를 한데 모을수 있었고, 정치적인 이슈에 편향되었던 인권문제 시각을 조율하면서 인권전반에 관하여 체계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인권문제에 관한 교회의 활동은 저항운동 차원에서 벗어나 실천사업으로 변모하는 바람직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를 비롯한 유관기관들이 지난해 전개한 ‘낙태반대 1백만명 서명운동’ ‘사형제도 폐지운동’ 경우는 이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경종을 울려주는 바람직한 활동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우리 교회의 인권활동은 실천사업에 주력,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리 교회가 주도한 ‘한-베트남 직업훈련원 범종교인 후원사업회’ 발족, ‘국내활동 외국인 근로자 처우개선’, ‘정신대 진상규명 및 배상시위’ 동참 등이 돋보였다.
이밖에도 ‘주한미군 윤금이씨 살해사건’ ‘가정폭력문제’ ‘재소자 처우개선 활동’ 등 힘없고 소외된 이들의 권리신장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 같은 활동은 우리 교회의 ‘보편성’에도 부합하는 것으로서 교회의 인권활동이 제 궤도에 진입하였다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것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인간 존엄성 회복은 가정에서부터’라는 금년도 인권주일 담화를 통해 인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생명권이 침해되고 있음을 통탄하면서 낙태를 비롯한 가정 안에서부터의 생명권 존중을 중시한 바 있다.
그리고 여성의 존엄성과 권리존중, 성장이라는 미명하에 저질러지는 각종 인권침해, 외국인 노동자의 보호, 인권침해를 초래하는 과학기술의 거부 등을 인권활동 지침으로 제시하였다. 인권주일을 맞아 정평위가 제시한 실천사항에 적극 동참하는 것은 곧바로 나의 인권을 보호받고 신장시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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