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 발행하는 ‘회보’의 종이를 보면 눈이 부실 정도이다. 그렇게까지 좋은 종이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더 적은 종이는 더 많은 숲이다. 그러나 더 많은 종이는 더 적은 숲이다. 그리고 종이가 희고 깨끗할수록 환경에 던진 그림자는 더 어둡게 된다. 왜냐하면 흰 종이는 염소로 하천을 오염시키고 숲을 황무지로 만든다. 증가하는 휴지산이지만 자꾸만 죽어드는 열대림과 한대림은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 때문에 사라지고 있다. 나무뿐이 아니다. 동물과 새들도 집을 잃고 결국은 지구 행성에서 소멸되어 간다.
우리는 너무 많은 양의 종이를 사용한다. 그리고 우리는 너무 많은 양의 종이를 낭비한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파지이든 휴지이든 펄프이든 우유갑이든 무슨 종이이든 간에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는 ‘수입품’이다. 재생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실천은 더욱 약해졌다. 백화점의 포장지를 한번보라. 신문들과 광고지를 보라. 자기 집 쓰레기통 안에 모든 것을 보라. 원시림을 파괴하는 종이숲이다.
사용자, 생산자, 출판사 그리고 입법자는 지금 ‘종이재생’ 운동을 해야 한다. 숲은 나무, 식물, 동물 그리고 미생물로 이루어진 이 모든 것이 서로 의존하고 있지만 무너지기 쉬운 생태체계이다. 없어진 풍뎅이와 무당벌레가 보고 싶다. 숲이 없으면 동물의 왕국도 없어진다.
지난번에 분도출판사에서 나온 숀 맥도나휴 신부님의 ‘땅의 신학’에서 사용된 재생 종이를 더욱 확대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 모든 책의 출판도 재생종이를 반드시 고려해야 될 것이다. 분도출판사는 시대를 이끄는 예언자적인 비전으로 민중을 깨치는 좋은 책을 출판해 온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한국적 창조신학’에 인식의 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매튜 폭스 신부님의 ‘원복’(Original Blessing)과 우주 그리스도의 오심(The coming of the cosmic Christ), 토마스 베리 신부님의 지구의 꿈(The dream of the earth)과 우주이야기 (The universe story), 압전성인 신부님의 저서, 빙겐의 힐데가르트의 저서들과 하르트의 시들을 번역하도록 권하고 싶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문명사적 전화기에 아직도 낡은 패러다임에 묶여있는 우리 교회를 쇄신하는데 있어서 화두를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