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는구나,
고요한 응시여
생명이 시공의 경계를 넘어설 때
저물지 않는 번열(煩熱)은
참았던
천상의 박동(博動)으로 돌아와 쉬리로다
에우는구나,
아니 멈추어지는 여향(餘香)이여
즐겨 낮아져 간 자취가
황폐함을 잠잠케 할 때
넘치는 생영(生榮)은
본연의 광로(光路)로 항행(航行)하리로다
젖어 오나니
시대의 질곡과
다함없는 간난신고를
하늘스런 대상(代償)으로 빚는 정혜(淨慧)
단(壇)을 세우듯 일어서 오나니
매운 지향(志向)은
세진(世塵)의 영예를 비껴왔어도
낱낱의 양떼들을
일정 혈육인 양 비껴가지 아니했고녀
인심(人心)에서 나와
천심(天心)으로 돌아가는 순례,
뉘 일러 왔으랴
정녕의 평화는
고통과 고뇌의 연금(鍊金)을 거쳐온 강함임을
그 보편의 전심(專心)이
정녕의 목자임을
지병(持病)처럼의 영혼의 경작과
안팎의 매듭을 풀어간 헌신,
사랑은 정서가 아닌 체현임을
한 마음, 한 뜻으로 사르어 간
이 불붙는 궁극의 아름다움을
뉘 헤아릴 것이랴
여명은 이미 와 있나니
그 덕행의 청보리빛 향연을
그리는 삶 안에
포도나무를 받치는 기둥이 되어 있나니
참으로
일용의 전구를 청하지 않을 수 없는
한 사제, 하느님의 사람이
여기에 있는 고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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