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는 해운대 바닷가를 거닐며, 7년전 죽음의 문턱에서 삶의 길로 들어 섰던, 나의 교통사고를 돌이켜 본다. 참으로 끔찍했던 당시의 내 모습을 두번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것이 나의 솔직한 마음이기도 하다. 차거운 바람이 세차게 내 뺨을 스쳐가고 있는 이 겨울 바닷가 만큼이나 쓸쓸한 외로움 속에서 몸부림쳤던 그 기억들.
그러나 나에게는 소중한 신앙체험이었기에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또 나의 진정한 회개의 시간들이었기에 함께 출애굽의 체험을 나누고 싶어진다.
지금 저 바다 위를 마음껏 날고 있는 갈매기처럼 나도 더 높은 곳을 향하여 오르는 참된 자유인이 되고 싶다. 나는 지금 쓰고 있는 이 체험의 글을 쓰도록 인도해 주시는 나의 주님께 먼저 감사를 드리고 나의 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체험 안에서 당신의 현존을 드러내시고 나의 고통을 통하여 섭리하신 당신 사랑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 한번 더 깨닫는 계기로 살아 주시기를 빈다. 참으로 글을 쓴 지도 오래 되었고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글로 표현하며, 또한 나의 마음과 신앙을 무엇으로 완전하게 고백할 수 있을지 참으로 망설여진다. 그러나 항상 나와 동행하시는 주님의 능력을 믿고, 이 작은 지면을 통해 겸손한 마음으로 내가 체험한 신앙을 고백하고자 한다.
지난 86년 5월 병원 창밖에 피어 있는 벚꽃을 설레이는 마음으로 쳐다보면서 나는 많은 것을 생각했고, 무슨 의미였는지 지금도 잘 알 수 없는 눈물을 마냥 흘렸던 기억이 난다. 언제 퇴원할지 전혀 알 수 없었고, 참으로 지루하고 답답한 병원 생활을 하고 있던 터라, 화창하게 피어 오른 벚꽃을 보자, 그람 서러움의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나왔으리라 생각해 본다.
내가 입원하고 있었던 곳은 신경정신병동이었으며, 그곳에 입원중인 모든 환자들은 그곳을 창살없는 감옥이라고 보통 말하곤 하였는데, 나 역시 그 말이 타당하다고 생각하였다. 대부분의 교통 사고와 과음으로 인한 정신적 질환자이거나, 이밖에 다양한 환경과 자신의 성격적 질환문제로 곤란을 받고 있는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곳으로, 그곳에서의 생활은 병원의 감시속에서 참으로 감옥을 방불케 하는 환자생활이었던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리라 여긴다. 퇴원하는 환자를 보면, 마치 군대 생활을 다 마치고 제대하는 동료 군인을 보는것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던 것이다.
나는 교통사고로 머리를 다쳤으며 그 후유증은 물론, 깨진 뇌 손상으로 인한 뇌의 기능 이상유무를 정밀 검사하기 위해서 그곳에 옮겨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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