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녹은 산골짝 혼자 걷다가
하늘과 구름이 잠시 쉬어간
옹달샘 물위로
묵주알 닮은 도롱뇽
다섯알이 가즈런히 누운
수정체 터질세라
살포시 올려보았네
한번 돌렸더니
단발머리 소녀의 미소가 손짓하네
포개진 잇몸 내놓고
또 한번 돌렸더니
진달래 꽃길 따라 걸어가는
우유빛 흰 종아리가 보이네
또 한번 돌렸더니
모기침 마다하고
레인코트 걸치고 물안개 속에서
고개숙인 머리카락이 보이네
또 한번 돌렸더니
우거진 솔숲 사이로
흰눈밟고 울먹이는
스카프자락이 보이네
미소가 파도되어
이토록 부서져 몰아치면
나는 어쩌란 말이냐?
상념이 칡넝쿨되어
이토록 목죄며 감싼다면
나는 어쩌란 말이냐?
너 또한 버얼건 대낮
천둥이 무서워
입술이 파르르 떨고 있구나!
아-
못 잊어
몸이 뒤틀리도록
차라리
누에고치 안으로
같이 들어가
백년동안
한세월 보내자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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