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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늘 속에 소외되어 있는 이웃을 생각해 본다. 구조적으로 잘못된 체제로부터 파생된 기형적 분배 구조와 그에 따른 윤리·도덕의 실종으로 인하여 개인·이기주의가 온 사회에 팽배하고 우리 교회까지 스며드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우리는 미사 때 주님께 참회하고 그리스도의 복음말씀을 묵상하며 신부님의 강론을 가슴깊이 간직, 실천하는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신자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개중엔 이중적인 삶을 사는 사람도 있음이 분명 하다. 나는 과연 어떤지 반성해 봐야 할 것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톨릭 신자수는 약 10억, 이는 세계 인구의 약 20%에 가까우며 우리나라도 지난해 3백만을 돌파했다. 그러므로 우리 천주교 신자만이라도 주님의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주님의 구원 섭리인 인류평화가 앞당겨질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세계도처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기아와 질병으로 하루에도 수천명씩 고통 속에 죽어가고 있다.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일부 권력자들이 가난한 자들을 억누르는 현실이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과는 무관하다고 할 수 있겠는가.
연말연시에 치러지는 각종 모임이 흥청망청 먹자판으로 흐르고 가진 자들의 부의 위세는 소외된 계층에겐 상대적 빈곤감과 위화감을 더 해줄 것이다.
그러나 이 사회가 유지되게 하는 것은 바로 주님을 따르는 사람들이 드러나지 않게 사랑을 실천하며 자기를 희생하기 때문이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보내면서 우리가 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계층을 찾아보는 그런 여유를 가질 때 비로소 훈훈한 인간미가 넘치는 따뜻하고 포근한 연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난한 자를 도와주는 사람은 아쉬운 것 없겠지만 가난한 자를 외면하는 사람은 저주를 받는다”(잠언 2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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