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안녕하세요?
어느덧 눈 내리는 겨울이에요.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기뻐하며 중학생이 되기를 기다리는 기다림의 12월이 지나가고 있어요. 어머니께서 주일학교 교사를 시작하신지도 벌써 1년이 되었네요.
처음 교사를 하시게 되었을 때 저는 기도도 열심히 하고 미사시간에도 떠들지도 않고 동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언니가 되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런데 그 결심은 어디론지 사라져 버리고 우리 어머니는 주일학교 교사라고 뻐기며 으스댄 적도 있고 미사시간에 떠들기도 했어요. 생각해 보니 잘못한 게 또 있어요.
매주 수요일 교사회합에 가실 때와 교육을 받으러 가실 때 동생하고 싸워서 할머니께 야단맞고 너그럽지 못한 행동을 해서 어머니 걱정을 끼쳐드린 일 죄송해요. 밖에 나가시면 집안일이 걱정되신다는 어머니. 하시는 일 편안한 마음으로 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어요.
며칠 전 스티커 붙인 출석표를 잃어버려서 어머니께 한 장 부탁드렸죠? 어머니께선 “울어 버리면 끝이지 뭐. 잃어버렸으면 처음부터 다시 붙여. 그리고 스티커 종이 찾아봐”라고 말하시며 거절하셨지요? 그땐 어머니가 야속하게 생각되었어요. 하지만 곧 어머니가 자랑스러워졌고, 제가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어요. 교사의 딸이라고 그러는 법은 없잖아요.
어머니! 어머니께선 강론을 두 번 하셨지요?
그때마다 저의 가슴은 두근두근 조마조마해서 기도를 했답니다.
잊어버리지 않고 잘 하실 수 있기를 비는 마음에서요.
친구들은 부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호기심 있게 바라보는 것 같았어요.
친구들 앞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 대답도 크게 하였어요.
어머니 그동안 어머니 기대에 어긋나고 잘못한 점 용서해 주세요.
곧 중학생이 되는 선영이, 새로운 각오로 지낼 것을 약속드립니다. 교리교사이신 어머니의 딸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모든 행동을 조심하고 아침·저녁마다 하느님께 감사기도 드리며 공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언제나 저희들을 이해해 주시고 격려해 주시는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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