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년동안 향로동 3구역장을 맡아 일했는데 무척 힘든 일이 많았다. 세상 사람들은 내가 할 일이 없어서 이 일을 하고 다닌다고 착각하고 있는것같다.
옛날 우리나라 생활이 어려울때 외국에서 우유가루와 밀가루를 가져다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들었다.
우리구역 냉담자들은 대부분 그 당시에 영세를 받은 사람들이다. 냉담자들을 방문할 때마다 나는 용기를 달라고 대문 앞에서 기도를 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나를 싫어하였다. 대부분 나에게 제발 찾아오지 말라고 하였고 장부에서 제발 이름을 없애달라고 부탁하였다. 나 역시 그럴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그들은 내 뒤통수에 대고 욕설과 비웃음을 퍼붓는다.
그들은 항상 바빠서라고 핑게대곤 한다. 바빠서 식사를 거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잠을 자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세상모임에는 뒤지지 않으려고 하면서 하느님 만나는 일에는 왜 그리 인색한지 모르겠다.
모두다 영세때의 맹세를 기억할것이다. 스스로 하느님과 약속했다. 어느 누구의 협박이나 강요에 의한것도 아니었다. 스스로 한 약속을 왜 못 지키는 것일까?
모두 다시 한번 묵상해보고 하느님의 참 자녀가 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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