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한치 여유도 없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바쁘던 세속일일랑 잠시 접어 두고 10여명이 넘는 우리 레지오 단원들은 가창 어느 산허리에 자리잡고 있는 ‘사랑의 집’을 찾았다.
약간의 성금과 라면, 쌀, 퐁퐁, 슈퍼타이, 비누, 치약, 옷가지 통 갖가지 생활필수품을 정성껏 싸서 들고 그곳을 향하는 우리 마음은 잠시나마 이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는 밝은 마음이었고 공기 탁한 시가지를 벗어나는 것만 해도 큰 축복이라고 모두 입을 모았다.
봉고차가 산으로 올라가는 골짜기 마다 아름다운 단풍들, 이름 모를 청초한 꽃들, 누군가의 손길로 깨끗이 가꾸어진 밭뙈기의 채소들이 싱싱한 모습으로 우리를 반기듯 나풀거린다.
감탄 또 감탄! 자연을 감상하며 차안에서 묵주기도 하는 것도 레지오 단가 부르는 것도 색다르고 감회가 깊다. 엄마를 따라온 다섯살짜리 귀여운 딸 캐톨은 “오늘 레지오 참 재미있다”고 말해 단원 모두 한바탕 웃었다.
‘사랑의 집’이라는 팻말이 붙은 집은 지은 지 오래된 듯 하지만 아담한 반양옥의 가정집이었고 그 골짜기에서는 가장 현대식 건물로 보였다.
사방을 두루 살피며 짐을 들고 깨끗이 닦아진 층계를 지나 주인인 데레사씨의 안내를 받으며 마루로 들어갔다. 식구는 모두 스물세명이라 했으나 한 가족처럼 오순도순 했고 ‘사랑의 집’이름과 어울리게 대화가 잘되며 사랑이 가득한 집이라는 걸 10분도 채 못 되어 느꼈다.
지극한 사랑은 있으면 기적을 낳고, 병이 낫는 것은 그곳에서도 일어나고 있었으며 그러한 사실 모두 하느님의 축복이리라. 그곳 가족들은 모두가 천사들로 보였다. 조그마한 일에도 불만을 터뜨리는 세속 사람들과는 많이 다르기에. 어려운 조건의 가족이 들어오려고 할 때 안 받으려 하면 “데레사! 편하자고 그 일하니”하는 하느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 받아 들이다보니 집이 복잡할 정도로 식구가 불었단다.
연령층도 어린아이부터 할머니까지 다양하게 사랑의 가족을 이루고 있는 그분들께 올 겨울도 춥지 않게 하느님의 축복이 듬뿍 내리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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