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사람은 몸이 아파 누워있는 사람과 감옥에 갇혀있는 사람이다.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 사람들은 나와 별개의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잔인하고 흉악하고 무서운 사람들이라고.
그러나 내 생각은 큰 잘못이었다. 성탄을 앞두고 며칠 전에 영등포 구치소에 갔다. 여덟명의 영세식이 있는 날이었다. 구치소에는 아직까지 문 앞에도 가본 일이 없다. 구치소에 들어선 순간 흰옷을 입은 죄수들을 바라보니 나와 똑같이 생기고 얼굴은 순하고 온화하기까지 했다. 이 사회의 잘못도 있지만 무엇을 잘못 했기에 자유도 없이 여기에서 살까. 주님께 기도드렸다. “주님 저분들의 죄를 사하여 주시고 불쌍한 영혼육신을 돌보아 주십시오”
강당에 죄수들이 많이 모였다. 신부님이 오셔서 여덟 명의 영세식이 거행됐다. 반짝이는 눈빛, 양처럼 순한 그 사람들을 볼 때 나 자신도 모르게 가슴속으로 부터 끓어오르는 감동을 못 이겨 울어버렸다. 흐르는 눈물은 기쁨이어라.
영세자중 한사람이 자기가 피해 입힌 분께 용서를 빌며 사회에 나가서도 그분을 찾아뵙고 용서를 빌며 신자로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겠다고 맹세했다.
영세한 이들이 앞으로 이 사회에서 어떠한 고통이 닥치고 억울한 일을 당해도 오직 사랑이신 주님만을 생각하며 도움을 청하길 기도해본다.
아마 주님은 그들의 기도를 반드시 들어주시고 다시는 그러한 일에 발을 들이지 않도록 도와주실 것이다. 그리고 이사회도 그 사람들을 이상한 눈으로 보지 말고 진정 따뜻한 사랑으로 대하여 우선 일자리도 많이 제공하고 새로 태어난 우리 형제님들께 은총이 가득 내리길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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