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가 신뢰회복운동의 일환으로 펼치고 있는 ‘내 탓이오’가 점차 사회 속으로 확산, 그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기쁜 소식이 있다.
국내외적으로 작금의 상황은 세상이 참으로 암울하다는 느낌을 지워버릴 수가 없도록 하고 있어 우리를 더욱 서글프게 하고 있다.
중동지역에서는 ‘정의’와 ‘성전’의 미명아래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수백만 배럴에 달하는 기름유출은 이 지역 자연생태계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지구환경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높게 일고 있다.
또한 국내적으로는 금전만능주의의 사조가 인간이 지닌 선한 심성들을 여지없이 짓밟고, 그로부터 뿜어 나오는 혼미하게 하고 있다. 거액의 검은돈을 뒷구멍으로 챙긴 외유 국회의원들의 작태가 신성한 학문의 정당으로 그 위상이 지켜져야 할 상아탑이 부정과 뇌물로 얼룩져 있는 것이다.
연일 눈만 뜨면 직면하게 되는 이 같은 ‘암울의 현장’에서 ‘내 탓이오’의 확산 소식은 그래도 한 가닥 빛을 밝혀주는 무엇을 발견할 수 있어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으며, 말 그대로 신선한 충격이다.
최근 전국 평협의 집계에 따르면 ‘내 탓이오’ 홍보 스티커는 총 30만매가 제작,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스티커 가운데 3만5천매 정도가 국내 유수 사회단체 및 기업에서 활용, 이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외교포 사회에서도 이운동이 확산, 3만1백부에 달하는 스티커가 신청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국내의 매스컴들도 각각 93차례에 걸쳐 이 운동을 소개, 물질문명과 이기주의의 팽배로 무너져 버린 인간 상호간의 신뢰심을 새로이 일으켜보고자 하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앞장서고 있는 것 같아 참으로 흐뭇한 심정을 감출수가 없다 .
‘내 탓이오’ 운동의 성패는 무엇보다 ‘양보’와 ‘희생’정신이 과연 얼마만큼 구현될 수 있는가 하는 데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속담에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있다. 굳이 속담풀이를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해관계를 가진 당사자들이 꼭 자기식대로 고집하고 주장하게 된다면 거기에는 절대로 타협과 화합이 있을 수 없다는 뜻이 될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내 탓이오’는 ‘남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같이 ‘내 탓이오’는 손바닥을 마주쳐도 소리가 안 나는, 내가 아닌 남이 되어 보는 것이라 할 수 있으니 그것이 곧 ‘이기심 추방운동’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를 환기시켜 이목을 집중시켜야 하는 것은 ‘불의’를 보고도 ‘내 탓이오’하자는 것이 아닌 것이다.
가톨릭신자들이 매 미사 때 마다 가슴을 치면서 ‘내 탓이요, 내 탓이오, 내 큰 타이로소이다’하는 것은 오로지 절대선이고 전지전능하신 신(하느님)앞에서 인간의 나약함을 고백하고 하느님이 지닌 절대적인「정의」의 축복을 우리에게 내려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 탓이오’는 또한 ‘정의의 실현’을 그 밑바탕에 두고 있음도 알아야 하겠다.
아무쪼록 이 운동이 사람이 사는 어느 곳이든 구석구석까지 파고 들어가 참으로 정의와 사랑이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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