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동안이나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되어왔던 걸프사태가 평화를 중시하는 많은 나라들의 온갖 중재에도 아랑곳없이 드디어는 비극의 종말인 전쟁으로까지 터지고 말았다. 이러한 비극의 종말을 맞게 된 바탕에는 국제 정치 경제 등의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그보다 더욱 밑바닥에 깔린 원인은 중동사람들의 교육부재와 맹신적이고 광신적인 종교관에 의한 포악한 정치가가 나라를 다스리다 빚어낸 또 하나의 비극적 종말이 아니겠는가?
이렇듯 한나라의 교육정책은 국가 백년대계로서 그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음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의 교육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경제대국이라고 자처하는 일본만 하더라도 불과 몇십년 전에 패전의 잿더미 속에서 다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로지 올바른 교육정책이 우선 되어야 한다는 인식의 결과가 오늘의 경제 강국으로 만들지 않았는가? 그래서 교육만큼 확실한 투자가 없다고 한다. 교육에 투자는 넉넉히 30년이면 따 먹을 수 있는 확실한 열매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교육 현실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걱정을 하지 않는 국민은 단 한사람도 없을 것이다. 더구나 요사이 각 매스컴에 부정 입학이라는 톱뉴스의 제목을 보면서 교육현장에 몸을 담고 있는 필자도 부끄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었다. 이러한 많은 문제들이 왜 일어나고 있으며 어떻게 하면 보다 나은 교육풍토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문제는 정책을 담당하고 계신 높은분들께서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줄 알고 있지만 이젠 어떤 일보다 먼저 서둘러야 할 국민적 관제인 것이다.
얼마 전에 어떤 높은 분이 우리사회는 고학력이 늘어나서 취업난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대학의 정원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필자는 전혀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부존자원이 하나도 없는 이 땅에서 앞으로 더욱 치열해 가는 국제경쟁에서 무엇으로 지탱해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오로지 부모들의 높은 교육열에 의해서만이 나라의 밝은 미래가 열릴 수 있다고 필자는 믿고 싶다.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이나마 살게 되었고 심지어 세계 강대국이라고 자칭하던 소련 중국까지도 우리에게 도와달라는 손을 내밀게 된 것도 바로 일제 40년의 탄압 속에서 벗어나면서 배워야 산다는 절실함에서 논을 팔고 소를 팔아서 공부를 시켰던 우리 부모님들의 교육열의 열매가 오늘날을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의 교육을 돌이켜보면 1942년~5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대학교육은 엘리트 지향 의식이었으나 지금은 우리의 대학교육도 대중교육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대학교육을 대중교육으로서의 인식전황을 한지 오래 되어서 대학을 나온 사람이 공장에서도 일을 하고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이 슈퍼마켓을 하고 심지어 택시기사도 하는 것을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자기 직업에 대한 높은 긍지를 가지고 열심히 일을 함으로써 국민적 인식이 그만큼 높은 사회가 이루어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들이 의식은 아직도 대학을 나오면 반드시 높은 자리에 앉아야만하고 사무직에만 일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더욱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래학자인 토플러는 그의 저서에서 말하길 21세기의 미래사회는 ‘부루칼라’(Blue Color)와 ‘화이트칼라’(White Color)의 차이가 없어지고 오로지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만이 유리하다고 하였듯이 경우는 많이 아는 자가 이길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
그래서 우리의 대학교육도 외국처럼 대중교육으로의 인식전환을 서둘러야 하며 진정한 학문은 대학원 중심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의 문을 더욱 넓게 열어 주어야 할 것이다. 문을 열어 주지 않고 아무리 제도만 개선한다고 하더라고 현재의 악순환은 끝없이 거듭되리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다. 그동안 대학의 문이 좁아지면서 일어나고 있는 부작용은 이젠 국내를 넘어서 국제적인 문제로 까지 넘어서고 있다. 1988년부터 여행 자유화의 물결을 타고 돈푼깨나 있는 분들은 초·중·고 학생과 온식구들을 데리고 외국에 나가서 현지 변호사에게 막대한 외화를 들여 현지 유학생으로 남겨두고 매월 생활비로 한 사람당 1백여만원에 해당하는 외화를 보내고 있다.
현재 미국에 가 있는 초·중·고 유학생 수는 무려 1만여 명에 이르고 캘리포니아주의 ‘서니힐스’라는 고등학교만 보더라도 87년에 한국인 학생수가 1백40명에서 89년에는 3백91명, 금년 3월 현재 5백4명으로 전교생의 25%가 한국고등학생이 차지하고 있고 프랑스 파리에만도 6천명이나 되며 그 외 호주 필리핀 대만 등에도 날로 늘어나고 이름을 타서 외국학교에서는 한국학생을 서로 유치시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거기에 따르는 막대한 외화의 유출로서 사람 잃고 돈 잃는 꼴이 될까봐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정책이란 어차피 완벽할 수 없다 다만 현재보다 병폐를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바로 좋은 정책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래와 같은 교육 정책의 전환을 건의해 본다.
현재 많은 대학은 오전 강의에만 학생이 밀리고 있고 오후 2시만 지나면 강의실이 거의 비어있기 때문에 현재의 시설로도 정원을 두 배 이상 늘려도 시설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으며 거기에 따른 수업은 오전9시부터 오후8시까지 전일제 수업으로 야간학생들의 소외감도 없앨 수 있으며 교수요원은 현재 외국에서 자리를 기다리고 있는 우수한 학자들과 현재 시간강사의 전임발령으로 충당할 수 있다. 이렇게 대학의 문을 열면 사학의 열악한 재정난도 자연히 해소됨과 아울러 열악한 현재의 교육환경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입학의 문은 열고 졸업은 철두철미한 학점제를 시행하면 교육의 자질도 높아질 것이며 오늘날 온 국민이 앓고 있는 입시 홍역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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