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초’란 폭력과 살인과 납치가 난무하는 현실 사회에서는 두렵고 살벌한 느낌을 주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대구 ‘요셉의 집’ 최소피아 수녀님을 왕초라 부른다.
우리 최수녀님은 외모가 예쁜 편은 아니다. 그러나 서러움과 외로움 속에 있는 약 3백명이나 되는 이들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공 있는 분이다.
최수녀님은 ‘뚝배기보다는 장맛’이라는 말과 같이 인정과 사랑이 담겨진, 그야말로 매력이 넘치는 분이시다.
누가 방문해도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우리의 마음을 흐뭇하게 해 주시는 수녀님. 그러기에 한번 방문한 분들은 다시 찾아뵙고 싶을 만큼 마음을 끄는 힘을 가지신 분이시다.
더우나 추우나간에 길게 줄서서 한 끼나마 먹어보려고 기다리고 있는 뼈아픈 서러움을 지닌 이들에게 최수녀님은 ‘보는 정 먹는 정’이 이웃 간에 소중한 사랑나눔이라고 여겨왔던 우리 어머님들의 따스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그대로 간직하신 분이시다.
나라에는 쌀이 남아돈다고 하는데 배고픔의 서러움을 당하는 이들은 왜 그리 많은지…. 참으로 이율배반의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최수녀님을 진주댁이라 부르면서 식사 때가 되면 매일 어김없이 찾아오시는 할아버지가 계셨다.
80세가 넘은 이 할아버지가 한동안 보이지 않아 궁금하던 차 일주일만에 오셨다.
그 할아버지는 꾀죄죄한 수건에 싼 참기름 한 병을 최수녀님께 주시면서 “아무에게도 주지 말고 진주댁만 먹어”하시는 게 아닌가.
참으로 아름답고 고귀한 장면을 보는 순간이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서 가장 소중한 것은 부와 권력과 명예가 아니라 진실과 사랑과 신뢰가 아닐까.
하늘나라 아버지의 성스러운 날개 속에 들어가는 가장 소중한 그 길을 향해 최선을 다하여 달려가는 것이 가장 귀중한 보물일 것이다.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기가 쉬울 것’이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믿음을 가지고 사는 우리들은 덕을 쌓으며 나눔의 삶을 사는 것도 행복하고 보람된 삶이라고 느껴진다.
“여기 있는 형제 중에 가장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오 25,40)이라는 말씀대로 살아가시는 최소피아 수녀님의 성화된 모습일 곧 우리의 모습이 되도록 정성되이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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