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으로 인해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정치권 대학가 건설업체 등의 비리가 연일 터져 나와 사람들의 마음을 어둡게 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한 물가상승·환경오염 등에 대한 불안한 마음에 덧붙여 이들 각계 지도층들에 의한 대형 부정사건들은 국민들에게 불신과 의혹의 장벽을 더욱 높이 쌓아나가고 있어 안타깝다.
우리는 금세기말의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걸프전이나 국가사회의 암적인 이들 비리의 원인이 개인적·집단적인 이기심에서 야기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시점에서 맞이하는 금년 사순절은 우리에게 큰 각성의 기회를 주고 있다.
2월 13일 머리에 재를 얹고 “사람아 생각하라, 너는 흙이나 흙으로 돌아갈 것을”(창세 3,19)이란 성구를 듣는 재의 수요일에서부터 시작되는 사순절동안의 교회가르침은 이기심·물욕·권력·명예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가를 일깨워 준다.
예수께서 40일 동안 단식하시고난 후의 극한 상황에서도 유혹을 이겨내셨음은, 유혹에 떨어져 치명적인 상황으로 전락했던 아담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크다.
첫째 유혹은 빵 즉 재물에 대한 것이었다.
재물에 대한 욕망은 부정입학시키는 예체능계 대학교수나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위정자, 부정한 방법으로 이권을 획득한 기업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본능적 요구이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이마에 땀 흘리는 노력에 의한 보상으로서가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획득하려는 데서부터 잘못을 시작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물을 지나치게 소유·독점하려는 욕망에 집착돼 물질의 노예화 심지어 물질의 우상화가 이루어진다. 물질은 소유하는데 가치가 있는 게 아니고 나누는데 가치가 있다는 사실이 자연히 망각되어 버리는 것이다.
둘째 유혹은 권력과 명예를 탐하는 욕망에 대한 것이었다.
권력은 남에게 봉사하기 위한 것이요, 명예는 결국 안개처럼 스러져 버리는 것임을 생각할 때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예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은 권력과 명예 그자체가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이와 관련하여, 하느님을 알고 그 분만을 섬기겠다고 결심한 우리도 현대를 살아가면서 하느님을 대신하는 갖가지 것을 목적으로 삼고 하느님을 들러리 정도로 삼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는 부단히 눈앞에 나타나는 유혹을 극복하지 못하면 진정 자유로워질 수가 없고 따라서 죄의 굴레에서 해방될 수 없게 된다.
사순절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모든 악의 산모인 이기심과 모든 욕심에서, 또 집착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 이한 회개의 자세로 돌아가야겠다.
아울러 죄를 짓고 있는 무수히 많은 이들을 위한 보속과 함께 기도와 자선행위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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