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991년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포한 ‘교회의 사회교리의 해’이다. 이를 좀 더 풀어 말하면 ‘교회의 사회적 가르침의 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올해를 ‘사회교리의 해’로 선포한 것은 금년이 「노동헌장」 반포 1백주년의 해라는 역사적기점이 중요한 배경으로 깔려있다. 교황 레오 13세가 1891년에 반포한 회칙 「노동헌장」이 현대 가톨릭교회 최초의 사회회칙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노동과 노동문제, 노동자들의 상황이 주제로 다루어진 「노동헌장」에서 교회는 노동에 대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을 선언했다 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존엄, 인격의 존엄이라는 기본 원리를 담은 이 회칙을 기점으로 역대 교황들은 당시 사회적 상황에 비추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마다 적절한 사회교리들을 발표해왔다.
쉽게 풀어보면 사회회칙은 신앙인들이 참 신앙인의 길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교회의 가르침들이라 할 수가 있다. 사회라는 구조와 조직 속에 살고 있는 신앙인들이 그 구조의 변화, 발전 속에서 인간의 존엄을 최고의 선으로 하는 교회의 가르침을 통해 자신들의 삶을 올바르게 선택해나가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하겠다.
따라서 모든 사회회칙들은 인간사회의 변화, 발전과 더불어 함께 발전하고 보완되어왔다고 할 수가 있다. 때문에 교회의 사회 회칙들은 반포되는 그 자체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며 모든 신자들이 읽고 배워 생활 속에 활용하도록 해야 마땅하다 하겠다.
사회회칙·사회교리가 신자들에게 중요하다는 사실은 우리 한국교회가 60년대 말에서부터 70년대 80년대에 이어 현재까지도 겪고 있는 정치·사회적 갈등에서 익히 체험함 바가 있다. 이른바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혼돈에 처했던 여러 시기에 우리 신자들은 참 진리를 선택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사회교리에 대한 ‘신자들의 무지’가 꼽히는 것은 크게 틀린 지적이 아니다. 우리 교회는 그동안 노동헌장을 비롯, 제반의 사회회칙들을 신자들에게 제대로 가르쳐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아니 가르치는 것은 고사하고라도 반포된 새 회칙을 제대로 알리는 노력조차 변변히 하지 못해온 것도 사실이다. 우리 신자들이 교회의 사회교리들을 알고 공부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노릇이다. 삶의 지침, 활동의 근거를 이루는 사회교리들을 모르고 서야 올바른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사회교리의 해’는 바로 우리한국교회·신자들에게 특별히 부여된 과제라는 생각이 든다. ‘아는 것이 힘’이라는 담백한 진리를 ‘사회교리의 해’를 통해 우리 모두가 함께 터득하기를 비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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