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무실에서 옆자리에 앉은 국민윤리 교사가 “천주교에서는 마리아의 위치가 어디쯤 되느냐”고 넌지시 물어왔다.
혹시 마리아교가 아닌가 하는 일반적인 의문점을 제기하는 것 같았다.
묻는 취지에 따라 설명을 해 나가는 동안에 다음수업 종이 울리고 말았다.
나는 일어서면서 늘 책상 서랍에 넣어 두었던 「천주교와 개신교」(박도식 신부 저) 책자를 꺼내어 9페이지를 펴서 읽어보라고 권하였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니 정선생은 평소에 궁금해 했던 ‘소위 면죄부 사건의 진상, 종교 개혁 문제’까지 읽어 보았노라면서 반가와 하였다.
그가 가르치는 교과서를 들춰보니 종교와 인생, 외래 사상과 윤리, 서양 철학 사상의 흐름 단원에서 가톨릭 문제를 상당히 피상적으로 다루고 있음을 알았다.
내가 25년이 가깝게 교단에 서는 동안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에게서 천주교와 개신교 교리상의 차이점에 대하여 많은 질문을 받아왔다.
그동안 불편했던 나의 선교방법은 80년초 발행된 동 교리서가 나오면서부터 활기를 띠게 되었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 일찍 이런 책이 나왔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갖게 한다.
책의 장점은 우선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거부감이 들지 않게 대화식으로 전개된다는 점이다.
「천주교와 개신교」는 신자인 송양이 사제관을 스스로 찾는 장면을 첫 대면으로 하여 진행된다. 처음엔 가톨릭 사제와 어떤 토론이든지 전개하려는 의기양양한 태도였다. 그러나 가톨릭 사제의 개방적인 태도와 합리적인 설명에 감명을 받아 개종하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송양이 개종의 결심까지 하게 된 데는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동안 신·구교 성경해석 문제를 비롯하여 사죄권문제, 우상숭배의 편견, 독신제도와 성체성사 미사성제 의식, 심지어는 연옥 문제까지, 상당한 의문점이 풀렸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 책은 한번 손에 쥐게 되면 끝까지 읽게 된다는 점이 특징이고 항상 옆에 두고 몇 번이고 읽어가며 토론에 대한 가상연습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릇 좋은 책이라고 하면 그 책을 읽고 깊은 감명도 받게 되어야 하겠지만 그 보다도 선교 현장에서 이 책을 신앙 지침서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까지 한 20여권을 사서 토론자 또는 예비자에게 선사하는 간접선교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한 동 저자의 연설집인 「가톨릭 사상 강좌」 상·하권과 「무엇 하는 사람들인가」의 저서를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