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중 제일 추운날이었다. 가까운 아파트에 초상이 났다고 해서 10시 미사 후 많은 분들이 가서 연도 드리라는 수녀님 말씀에 늙은이 5~6명이 초상집으로 갔다.
아파트 주변은 보기에는 겁나는 빙판길이었지만 조심조심 걸어 겨우 상가에 도착했다.
문을 열기도 전에 연도는 오후 2시부터 받겠다며 되돌아가라는 전갈을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연도하러 가서 문전에서 거절당한 것은 70평생 처음 있는 일이다. 후에 다녀온 자매의 말을 들으니 거절당하긴 했지만 방안에서 연도소리가 나서 방안을 들여다 보니 빈방에 녹음기 1대가 시신 앞에 놓여있고 연도를 녹음한 테이프가 열심히 돌아가고 있더라고 했다.
늙은이가 위험과 추위를 무릅쓰고 죽은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러 갔는데 문전박대라니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 없다.
옛부터 임종전에 큰방에 모시고 많은 분들의 연도를 받고자 하던 자녀들의 고운 마음씨는 도대체 어디로갔나.
연도보다 직장동료들의 봉투를 더 기다리는 아들들. 한심한 노릇이다.
퇴악 속에 사는 우리들이기에 사후에 도와줄, 기도해 줄 사람이 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절에서 염불을 녹음해 확성기로 신도들을 기다리는 것을 본적이 있다. 우리교회 신자들도 그러한 풍토에 물들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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