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있는 서적을 베끼거나 아예 내용을 그대로 촬영해 출판·판매하는 ‘문화적 해적행위’가 가톨릭서적계에도 활개를 치고 있다.

이미 신자들에게 낯익은 「천국의 열쇠」 「성채」 「막시밀리안 꼴베」 「꽃들에게 희망을」 등의 서적이 돈벌이에 혈안이 돼 있는 일반 출판사들에 의해 난도질돼 있는 상태다.

이들 출판사들은 교회출판사가 출판한 도서들의 표지를 화려하게 꾸미거나 한권으로 간행된 것을 두 권으로 분철하거나 책의 제목·내용을 달리하는 등의 교묘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 해적판들은 가톨릭적인 내용을 멋대로 고치고 부분적으로 늘이거나 줄이기도 하는 작태를 다반사로 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교회 출판사는 인간성의 품위를 높이고 양심을 회복케 하며 하느님의 창조목적에 따라 문화의 꽃을 만개시키는데 기여하고자 출범했다.

오늘날같이 윤리 도덕이 혼탁한 시대에 출판물을 통해 양을 되살리고 사회를 정화시켜 가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교회출판물이 해적판으로 이해 심각한 침해를 당하고 있는 현 상황은 그대로 방치될 수 없다.

더군다나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교회출판사는 수도회·수녀회가 운영하는 분도·성바오로출판사로서 이들 출판사들은 출판물을 통해 현대적인 선교를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이 같은 출판사가 내놓은 서적의 가톨릭적인 내용을 돈벌이를 위해 변질까지 시키는 행위는 교회수호의 차원에서도 지탄받아 마땅하다.

또 이 같은 해적행위는 교회출판사들의 경영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대부분 10~20년 전부터 꾸준히 인기를 누려온 교회서적의 해적판이, 그것 나름대로의 지하통로를 거쳐 노점상의 좌판대 위에 깔려지는 정도가 아니라 서울의 대형서점에 버젓이 전시되는 현 상황에까지 이르러서야 어떻게 창조적인 노력을 기울여 기획·번역·인쇄·출판하는 각고와 경제적인 출혈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또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인기작품에서 생기는 수입 없이, 무슨 여력으로 독자가 한정된 신학서적 등의 새로운 책출판의 여유를 갖겠는가.

해적판을 출판하는 악덕상혼에 대해서는 정부가 87년 7월 1일부터 시행하는 저작권법을 통해서 제재하고 있다.

현재 교회출판사가 당하고 있는 사례에 대해서 침해자는 3년 이하 또는 3백만원 이하의 벌금형 (제98조)을 받게 돼 있다.

또 저작권법은 해적판 외 판형·책들을 몰수하고 (101조) 손해배상의 청구(93조)와 명예회복을 위해 신문에 사과공고 등(95조)을 내게 할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이같이 강경한 법적 제재보다 교회출판사가 택할 수 있는 온건한 방법으로서는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를 통해 권리를 보호받을 수도 있다. (81조)

교회출판사는 현명하게 판단, 본연의 사명을 무리 없이 수행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찾아 선처해 나가길 바란다.

아울러 우리 신자들은 교회출판물에 대한 침해는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아래 구체적인 사례를 통보해 주는 등 저작권침해 행위를 근절하는데 공동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