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미사 때였다.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 요즘 사회가 너무도 많이 변화되어 가는데 좋게 변화되어 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병들어 간다고 하셨다.
우리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에서 ‘새것만 좋아하고 새것만 찾는 습관들’도 빠뜨릴 수 없다는 말씀이셨다.
그러고 보니 멀쩡한 가구와 식탁들을 버리던 이웃아주머니의 모습도 떠올랐고 나 자신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멀쩡한 옷을 구식이라고 쓸어버렸던 일이며 둘째가 입던 작은 옷을 누구에게 주면 낡았다고 욕할까봐 미련 없이 버렸던 일 등.
이틀 전 일이었다. 남편의 출근 때 “영등포 언니집에 다녀올게요.”하며 웃는 모습으로 남편과 헤어지고 저녁때 사무실 앞에서 만나자는 얘기도 아랑곳없이 먼저 집에 와서 속상해하던 나 자신이 정말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언니가 “파마도 좀하고, 귀도 뚫고 눈썹에 문신도 예쁘게 새기고 좀 세련되어봐” 하는 말에 “피이, 귀 뚫고 문신 새기고 눈썹 예쁘게 하는 게 세련된 거야”하고 대꾸했었다. 집에 오면 언니는 가구 바꾸라고 난리다. 멀쩡하게 사용하는데 그렇다고 내 집도 있는 것이 아닌데.
“난 그런 유혹에 안 넘어가”하며 주관적으로 산다고 큰소리치며 내 모습 내편안하면 그만이라고 해놓고선 집에 와서 괜스레 남편에게 짜증만 부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좀 부족했던 사람이었던 것 같다. 왜 언니에게 그런 식으로 살지 않겠다고 말하지 못했는지?
하느님 안에서 하느님을 닮으려 노력하며 깨끗하게 기쁜 생활을 하려하고 사랑을 실천하며 살려고 한다는 것을, 그리고 쌀 한 톨 함부로 버리지 않으려하며 가난한 이웃을 늘 잊지 않으며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진다.
지금부터라고 새것을 좋아하는 습성에서 벗어나고 좀 더 짜임새 있는 생활인으로 착실하게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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